우리사회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수학 관련 학습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통념이 정설처럼 여겨지고 있다. 여성은 시각과 직관적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오른쪽 뇌가, 남성은 논리적 정보처리를 관장하는 왼쪽 뇌가 더 발달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실제 많은 뇌 과학 연구들은 여성과 남성 사이에 뇌 구조적 차이가 있으며, 그에 따라 여성은 선천적으로 언어 능력, 남성은 공간 및 수학·지각능력이 우수하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 분석연구소는 지난 2006~2007년 유럽 13개국의 50~84세 남성 1만7000명과 여성 1만4000명을 대상으로 기억력과 수리력, 언어력 등 3가지 분야에 걸쳐 지능 검사를 시행한 결과, 기억력 검사는 여성이, 수리력은 국가와 연령대에 상관없이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당시 연구팀은 “대체로 여성은 기억력이 뛰어났지만 남성은 수학적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는 남자와 여자의 뇌가 서로 다른 생물학적 특성이 있고 성별에 따라 다르게 접근할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선천적인 남녀차이론은 결정적 근거를 갖지 못해 다른 뇌 과학자들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지난 2008년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보도된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자넷 하이드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생 720만명의 시험성적을 분석한 결과, 남학생과 여학생의 수학능력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10개 주에서 2학년부터 11학년 학생들의 지난 2년간 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위 5%로 분류된 여학생과 남학생의 비율도 거의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하이드 교수는 “부모와 교사들이 ‘남학생들이 수학을 더 잘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데 이는 섣부른 편견”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사회적 통념이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학생과 남학생에게 학교나 가정에서 진로 방향을 잡아줄 때 여학생은 주로 문과를, 남학생은 주로 이과를 권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지난 2011년 미국수학회보를 통해 “여성이 평등하게 대접받는 나라 여학생들의 수학성적이 좋았다”면서 “성별에 따라 나타나는 수학 실력의 차이는 나라마다의 문화적·사회적 요인에 근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개막식에서 마리암 미르자카니 교수는 필즈상을 수상했다.
필즈상은 수학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수상연도 기준으로 40세 미만의 젊은 수학자에게만 주어진다. 캐나다의 저명한 수학자인 존 찰스 필즈 교수의 업적을 기리고 격려와 지원을 통해 더 큰 업적을 쌓으라는 취지로 지난 1936년 도입됐다. 도입 이후 74년간 52명의 필즈상 수상자가 나왔지만 역대 수상자 중 여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금녀의 벽’을 깬 미르자카니 교수는 1977년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나 학부생활까지 마친 후 2004년에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스탠퍼드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하학(geometry)과 동력학계(dynamical system)의 전문가로 알려진 미르자카니 교수는 지금껏 수학계의 여러 난제를 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