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패션위크가 개최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는 패션(fashion)과 패션(passion)이 어우러진 풍경이었다.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이 가득 모인 DDP에서는 런웨이 위 모델의 워킹을 쫓은 매서운 바이어, 디자이너들의 눈빛부터 그들을 동경하는 모델 지망생, 패션 전공 대학생들의 눈빛까지 그야말로 열정 가득한 현장이었다.
지난 19일 정오께 이상봉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앞두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DDP를 거니는 모델 지망생들과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만나 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DDP 주변을 배회하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포토그래퍼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는 이들은 풋풋하면서도 순수했다. 꿈을 좇는 이들이야말로 서울패션위크의 주인공이 아닐까.
▶ 모델지망생 김희원(18) “김서룡 디자이너님의 쇼에 꼭 설 거예요”
Q. 서울패션위크를 찾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서룡 디자이너의 팬이에요. 꼭 그 분의 무대에 모델로서 서고 싶어요. 어제 김성룡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보러 전라남도 광주에서 올라왔는데 역시 클래식하고 세련된 수트 라인이 마음에 쏙 들더라고요.
Q. 수트를 즐기나 봐요. 오늘의 스타일링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평소에 재킷이나 와이드 팬츠를 즐겨 입어요. 오늘은 블랙 앤 화이트로 맞춰 입었어요. 눈매와 레드립을 강조한 메이크업이에요. 깔끔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Q. 모델이 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델을 꿈꾸며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요?
사는 곳이 전라남도 광주다보니 서울에서 피팅 촬영이 있다거나 오디션을 보러 올 때 조금 힘들어요. 하지만 서울패션위크라면 열 길 제쳐두고 오죠. 제가 원래 어려서부터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했어요. 젊고 예쁠 때 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는 점도 모델을 꿈꾸게 된 이유 같아요. 무엇보다 멋진 옷을 제가 입고, 그 옷을 입은 제가 사진에 담긴다는 자체가 환상적이지 않아요?
Q.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 있나요?
이호정 모델을 좋아해요. 저랑 동갑인데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이며 다양한 포즈까지 배울점이 많은 모델 같아요. 또 패션부터 뷰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습도 제게 많은 본보기가 되고요.
Q. 자신의 매력 포인트는?
눈매와 긴 다리.
▶ 천안서 온 모델지망생 이민혁(17) ‘제2의 이주형을 꿈꾸다’
Q. 모델을 꿈꾸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지난해 모델 이주형 선배님의 스트릿 패션이 담긴 사진을 보게 됐어요. 저도 천안에 살고 있어서 관심이 많이 갔어요. 꾸민 듯 스타일리시하게 입은 모습이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분이 모델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하시더라고요. 그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Q. 모델을 준비하며 힘든 점이 있다면요?
늘 자세 교정이 힘들어요. 앞으로도 계속 고쳐나가야 겠죠. 모델이 되는 것도, 돼서도 힘든 것이 모델이라고들 하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일에 후회하지 않으려고요. 그래서 연습도 항상 즐기면서 하려고 해요.
Q. 오늘의 스타일링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재킷에 팬츠를 주로 입어요. 평소 입는 대로 편하게 입고 왔어요. 이렇게 깔끔하게 입는 것을 좋아해요.
Q. 자신의 매력 포인트는?
넓은 어깨와 높은 콧대.
▶ 유학 앞둔 패션 디자인 전공 대학생 김예랑(23) “모델 못지않죠?”
Q. 졸업 후 구체적인 진로 계획이 있나요?
이번 학기가 마지막이에요. 졸업 후 유학을 가려고 준비 중이고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더 배우고 노력해서 제 브랜드를 꼭 런칭하고 싶어요.
Q. 매번 서울패션위크를 찾나요? 이번 패션위크에서 인상 깊었던 컬렉션이 있다면요?
매 시즌 올 때마다 너무 좋아요. 컬렉션뿐만 아니라 사람 보는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스타일리시하게 입은 사람들이 이번 패션위크에서는 더욱 많은 것 같아요. 이번에는 표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많이 보지 못했지만, ‘스티브J요니P’나 ‘맥앤로건’ 브랜드를 좋아해서 많이 기대하고 있어요. 저도 나중에 ‘스티브J&요니P’ 같은 스트릿, 모던 풍의 스타일을 제 브랜드로 선보이고 싶어요.
Q. 앞으로 꿈이 있다면요?
거리를 지나는 5명 중 1명은 꼭 제가 디자인한 옷을 입고 있기를 바라요.
Q. 박쥐 프린팅이 눈에 띄네요. 오늘 스타일링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학교 과제 중 만든 거예요. 스포티하면서도 유니크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나중에 제 브랜드를 만들 때도 이런 스타일을 추구하고 싶어요.
Q. 졸업 후 구체적인 진로 계획이 있나요?
걱정돼요. 외국에 유학 가서 더 많은, 새로운 것들을 보고 배우고 싶은 생각이 많죠. 하지만 경제적으로나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요즘 고민이 많아요. 그래도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 많은 컬렉션을 보며 공부하고 느낀 게 참 많아요.
Q. 패션, 옷에 빠져든 계기가 있나요?
옷은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특이한 옷을 입는 것을 좋아했어요. 자연스레 디자이너를 꿈꾸게 됐고 마치 정해져 있는 것처럼 그렇게 패션 디자인과로 진학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로도 경제적으로나 스펙으로나 어렵고 두려운 현실이 있겠지만 저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 패션 좋아 대학 진학 포기하고 쇼핑몰로 뛰어든 안도희(20) “언젠가는 모델로서 런웨이에 서고 싶어요”
Q. 멀리서부터 모자가 눈에 띄었다. 오늘의 스타일링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구두를 먼저 신고 그 다음에 구두에 어울리는 옷을 골랐어요. 전체적으로 블랙 앤 화이트 컬러로 빈티지하면서도 클래식한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었어요.
Q. 패션 관련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현재 친 오빠랑 신발 쇼핑물을 운영 중이에요. 고등학교 때부터 쇼핑몰 모델로 활동하다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오빠를 도와 쇼핑몰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학교 진학을 포기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더 공부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일찍이 사회로 뛰어들어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배우는 것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Q. 쇼핑몰 운영 중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가요?
고객관리를 전담하고 있는데 고객을 상대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더라고요. 제가 지향하는 스타일과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매번 느껴요. 그 간격을 좁혀 나가는 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할 일이겠죠?
Q. 이번 2015 S/S 패션위크에 참석한 소감은?
가운데 야외무대를 설치한 점이 특이해요. 무엇보다 다른 시즌에 비해 패션피플이 더욱 많아져서 눈이 호강한 것 같아요. 사람들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어떤 신발을 신고 있는지 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Q.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리고 직접 제가 디자인한 신발을 판매하고 싶어요. 나중에는 제가 디자인한 신발을 제가 신고 런웨이에 모델로서 선다면 더욱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한편, 올해로 14주년을 맞은 ‘2015 S/S 서울패션위크’는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6일간 진행된다. 서울컬렉션 55회, 제너레이션 넥스트 25회, 프레젠테이션 쇼 5회 등 총 85회의 패션쇼가 열린다.
<사진=젤리몬즈 스튜디오(www.jelliemonzstudi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