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의 도토리를 원숭이에게 준다는 뜻으로, 술수를 이용해 상대방을 현혹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전국은행연합회의 연차 휴가 수당이 논란이 됐다. 휴가를 쓰기도 전인 매년 1월 그 해의 연차 휴가 수당으로 평균 600만원을 은행연합회 직원 131명에게 미리 지급한 것.
결과는 뻔했다. 은행연합회 직원들은 연차 휴가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실제로 국감 조사결과 지난해 은행연합회 직원들은 평균 21.4일의 휴가 중 연차 사용은 0.6일에 불과했다.
대신 이들은 특별휴가를 사용했다. 특별휴가는 과거 회사에서 휴가를 쓰기 어려운 직원에게 여름휴가 명목으로 인정해주던 복지 혜택이다. 지금은 거의 모든 직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연차휴가 보상금을 미리 받은 상태에서 꼭 필요한 휴가는 특별휴가로 가면 되니 직원들은 굳이 보상금을 토해내면서 연차휴가를 소진할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신의 직장' 논란이 일자 은행연합회 측은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약 두달 동안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어처구니 없는 결론을 내렸다.
'매년 1월에 평균 300만원, 12월에 나머지 평균 300만원의 연차휴가 수당 지급'
연차 휴가 수당 선지급 논란이 일자 이 중 절반을 12월에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전형적인 조삼모사다. 물론 특별휴가에 대해선 어떠한 언급도 없다.
해당 내용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어 이번 연차휴가 제도개선 부분을 담당했던 은행연합회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른 직원이 돌려 받더니 메모를 남기겠다고 했다. 그리고 수일이 지났지만 여태껏 이렇다할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측에 묻고 싶다.
"혹시 우리 국민들이 원숭이로 보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