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무지 같던 이곳에 사람냄새가 나기 시작한 것은 2년 전.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 광명점과 코스트코 본사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이후 광명종합터미널이 문을 열었고, 가구공룡 이케아와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잇따라 출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광명국제디자인클러스터가 3~4년 뒤면 오픈하고, 특급관광호텔인 광명호텔도 착공에 들어간다. ‘나홀로 역사’였던 광명역세권은 이제 수도권 최대 복합단지로의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KTX광명역 일대가 ‘쇼핑 특구’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코스트코 광명점에 이어 지난 12월5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광명점이 개장했다. 2주 뒤에는 이케아의 국내 첫 매장인 광명1호점도 공식 오픈했다. 세계적인 유통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허허벌판이었던 KTX광명역이 국내 유통업계 반향을 새롭게 주도하는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 황무지에서 황금알 낳는 거위로
이케아 광명점은 전세계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연면적 13만1550㎡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3개 층이 주차장이고 1층(홀별 상품 적재 공간 및 계산대)과 2층(쇼룸, 레스토랑&카페)으로 구성돼 있다. 이케아 매장에는 주력 제품인 조립식 가구를 비롯해 생활 주방용품, 액세서리 소품 등 8600여개의 제품이 판매된다. 한식요리와 스웨덴요리를 접할 수 있는 이케아 레스토랑과 어린이 놀이공간인 ‘스몰란드’도 마련됐다.
나라마다 다른 가격 책정 방식과 문화적 차이 등으로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실용적이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전반적으로 낮은 가격은 이케아만의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이케아는 이러한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며 국내 가구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는 간단한 수치로도 잘 드러난다. 공식 오픈 첫날 영하 10℃가 넘는 한파에도 이케아를 찾은 일 방문객이 2만 명을 넘어섰고, 2000대의 주차공간이 꽉 차면서 이케아 앞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등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케아 매장과 구름다리로 연결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광명점도 새 쇼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은 롯데백화점의 12번째 아웃렛 매장이자 4번째 프리미엄 아웃렛 매장으로 교외에 위치한 기존 매장에 비해 접근성이 매우 좋다.
특히 광명점은 쇼핑몰 형태의 실내공간에서 아웃렛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신개념 아웃렛이다.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에 연면적은 12만5600㎡(3만8000평), 영업면적은 3만8700㎡(1만1700평)이다.
모두 311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가족’과 ‘아이’에 초점을 맞춘 만큼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K2 등 아웃도어 4대 브랜드를 비롯해 모두 17개의 아웃도어브랜드가 입점하고 블루독, 밍크뮤 등 19개 유·아동 브랜드를 선보인다. 코치, 빈폴, 아디다스 등 전 연령대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도 들어섰다.
여기에 가전전문점인 롯데하이마트도 700평 규모로 들어와 가전, 가구, 리빙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토록 했다. 롯데시네마, 키즈카페, 옥상공원 등 부대시설도 다양하게 들어서있다.
코스트코 광명점은 이들과 겨우 300m 떨어진 곳에서 성황리에 영업 중이다. 롯데아울렛과 이케아에서 패션·잡화·가구 쇼핑을 마친 고객들은 맞은편에 있는 코스트코를 방문해 생활용품·신선식품·먹거리 등을 쇼핑할 수 있다.
◆ 1조원 매출창구, 최종 승자는?
이렇듯 광명에선 지금 유통 3사가 뜨거운 대전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단 다른 종류의 유통업태가 모여 있어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원스톱 쇼핑을 원하는 고객에게 당분간 광명보다 좋은 쇼핑 장소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평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천, 군포, 시흥 등 서남부 지역 1차 상권만 약 100만명에 달하는 데다 이케아와 (광명점 부근에 위치한) 코스트코의 트래픽(교통량) 시너지를 고려할 때 2차 상권인 과천·영등포까지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광명 쇼핑특구는 1조원 대 매출을 창출하며 국내 유통업 모델에 반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명시 한 관계자도 “광명국제디자인클러스터와 호텔조성사업이 끝나면 영업 중인 코스트코와 이케아, 롯데아울렛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합쳐 하루 평균 10만명 이상이 KTX광명역세권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각 유통업체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겹치면서 과열 경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서로 다른 업태로 영업을 하는 경우 상호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맞지만, 다른 업태들끼리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사례가 과거부터 빈번하게 있었다”며 “이들간의 역할 분담이 완벽하게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허허벌판에서 노른자 땅으로 떠오른 광명역세권. 뜨거운 ‘유통 3파전’이 벌어지는 이곳에서 이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공생’해 나갈지,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며 불협화음을 낼지 이들의 불편한 동거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