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시려서 찬물을 못 마시겠어요”

“봄바람을 들이쉬면 이가 시려서 힘들어요”

겨울이 가고 차가운 음료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찬물 한잔을 시원하게 들이켜고 싶은데 갑자기 치아가 시리면 당황스럽다. 하지만 이가 시린 원인은 날씨가 아니라 치주염, 치경부 마모증, 치아우식증 등과 같은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치아의 머리 부분은 치관(크라운·crown), 치아의 뿌리는 치근(루트·root)이다. 치아의 목 부분, 즉 치관과 치근 사이 치아의 잘록한 부분은 치경부(cervix)다. 치아는 크게 3개의 경조직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상아질(덴틴·dentin)은 치아내부의 신경조직의 연장선인 상아세관(dentinal tubule)이 풍부하게 분포해 외부 온도에 민감하다.

이러한 상아질을 치관 부위에는 법랑질(에나멜질·enamal), 치근 부위에는 백악질(세멘트질·cementum)이 둘러싸고 있어 상아세관을 외부와 격리시키기 때문에 정상적으로는 찬물이나 뜨거운 물에 대한 반응을 완화해 준다.

하지만 어떤 병적인 원인에 의해 상아질이 외부에 노출되면 상아질에 분포하는 상아세관도 그대로 노출되므로 상아세관을 통해 찬물이나 뜨거운 물, 바람이 치아 속에 있는 신경을 직접 자극해 치아가 시리게 된다.

홍수가 나면 흙이 떠내려가 나무의 뿌리가 땅 위로 드러나듯 치주염이나 치경부마모증이 생기면 잇몸이 내려앉으면서 치아의 뿌리가 밖으로 드러난다.

◆시린이, 치아·잇몸 손상의 신호

일단 이가 시려 치과를 찾는 환자 대부분이 쉽게 유추하는 질환이 바로 치아우식증이다. 말 그대로 충치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치아의 씹는 면이나 치아와 치아 사이의 인접면에서 주로 발생하는 충치는 상아질을 둘러싼 법랑질이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이 법랑질이 어느정도 파괴되면 곧바로 상아질과 상아세관이 노출돼 치아가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충치질환은 청소년기에서 20대 중반 정도에 주로 발생하고 나이가 들면 침 분비가 감소해 구강건조증이 생겨 충치를 유발한다.

충치로 인한 시린이 증상은 치과에서 쉽게 진단이 가능하고 충치부위를 제거하고 밀봉하거나 충치가 심한 경우 신경치료를 함으로써 상아세관을 외부와 격리시켜 치료를 쉽게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두번째로 많은 원인은 바로 치주질환이다. 주로 40~50대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치주질환 환자의 경우 과반수 이상이 연령대와 상관없이 증상을 호소한다.

풍치로 알려진 치주질환은 치석과 치태(플라그)로 인해 발생하는데 치석과 치태는 양치질을 아무리 잘해도 침에 있는 물질이 치아에 침착돼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

그런데 관리가 되지 않아 치석과 치태의 양이 많아지면 치석과 치태가 잇몸 아래쪽으로 파고들어 자라게 되고 치아 뿌리를 감싸주는 치조골이 염증으로 인해 녹게 된다.

치조골이 녹을 경우 잇몸이 내려앉고 치아의 뿌리가 노출되는데 치아 뿌리쪽은 외부 자극에 취약해 차가운 물이 닿거나 할 때 치아가 시린증상을 느끼게 된다. 치아가 썩거나 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치아 뿌리가 드러나서 시린 경우 약물을 이용해 코팅을 해주는 방법도 있고 심한 경우는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

치조골이 계속 녹을 경우 시린 증상 이외에도 염증으로 인해 잇몸이 붓고 양치 시 피가 날 수 있으며 더 심해지면 치아가 통째로 흔들리며 씹을 때 불편감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풍치로 인해 치아가 흔들리고 씹을 때 불편감이 생기면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시린 증상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치료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생기는 치석과 치태를 스케일링을 통해 제거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1년에 1~2회의 스케일링이 필요하다.

◆구강습관 개선이 최선의 예방책

치아 목 부위인 치경부에서 상아질을 둘러싸고 있는 외투막인 법랑질과 백악질의 두께는 매우 얇은데 칫솔질을 좌우로 세게 하거나 질긴 음식을 좋아한다면 치경부 부위의 법랑질과 백악질이 쉽게 마모돼 상아질과 상아세관이 직접 노출된다. 이렇게 되면 자극이 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찬물에 매우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치경부마모증이다.

특별히 충치나 잇몸질환이 없고 육안으로 봤을 때도 큰 이상이 없는데 찬물이 닿을 때 이가 시리다면 대부분은 이렇게 치경부위에서의 법랑질이나 백악질 손상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는 치과에서 쉽게 진단 받을 수 있다.

치경부 마모증으로 인한 시린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칫솔질을 너무 세게 하지 말고 옆으로 문대는 칫솔질 방법을 위아래로 닦는 방법으로 바꾸고 ▲치약을 선택할 때 마모제 성분이 적은 치약을 사용해 올바른 방법으로 꼼꼼히 칫솔질을 하며 ▲치아를 약하게 만드는 탄산음료를 마신 직후 양치질을 할 때는 물로 치아를 잘 헹군 후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시린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이갈이와 이 악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수면 중에 치아를 갈거나 이를 악물고 자는 경우 치아는 매우 강함 힘을 받게 되고 그 힘이 지속적으로 가해질 경우 치아에 금이 가거나 심한 경우 부러질 수도 있다.

치아에 금이 가면 금을 통해서 찬물과 같은 외부의 자극이 치아 내부의 신경을 직접 자극
하고 따라서 시린 반응을 느끼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씹는 힘에도 치아가 시큰시큰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 보철치료를 하거나 심하면 신경치료, 더 심하면 치아를 빼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모든 치과질환의 핵심은 바로 예방이다. 시린이 역시 올바른 식습관과 꼼꼼하고 정확한 양치질 등 청결한 구강 위생 관리가 기본이다. 평소 질기거나 단단한 음식 및 산성 음식을 피하고 이갈이 등 잘못된 구강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