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없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사례가 국내 처음으로 나와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메르스 종식을 판달할 기준점으로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의 감염자 발생이 주목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강동경희대병원 간호사인 182번(여·27) 환자가 이 같은 무증상 사례에 해당한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의 무증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추가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결과가 바뀔 여지는 남겨둔 상태다. 유일한 10대 환자였던 67번(남·16) 환자도 증상 매우 약했지만 추가 역학조사에서 발열을 확인해 무증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82번 환자는 자가 격리 기간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증상에 대해서는 좀 더 정밀한 역학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82번 환자는 잔기침 정도를 하고 있으나 발열 같은 확실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현재 무증상 환자에 가깝다.
현재 97명의 혈액 투석 환자가 1인실에 격리된 강동경희대병원에는 의료진 262명도 함께 격리 관찰 대상으로 포함돼 있다.
간호사 메르스 감염자는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던 중 확인돼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다. 나머지 의료진은 음성으로 확인됐다.
무증상 메르스 확진이 우려되는 이유는 발열 같은 확실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 감시 대상에서 빠져 추가 감염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무증상 메르스 환자는 메르스 최초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문헌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다만 관련 사례가 적어 과학적 판단을 하는데 큰 도움은 되지 못한다.
182번 환자가 무증상으로 최종 판정될 경우 보건당국이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메르스 유전자 검사는 노출자 중 증상이 있거나 의심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무증상이면 이를 전체 노출자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182번 환자는 지난 6일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서 76번(여·75·사망) 환자에게 노출돼 20일 뒤인 26일 확진된 사례여서 최장 잠복기 14일도 넘긴 사례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182번 환자가 메르스 종식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