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낮 동안의 폭염과 함께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 때문에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며칠이나 지속된 열대야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 피로에 지친 사람들이 소화불량, 식욕감퇴, 두통, 스트레스, 집중력저하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열대야는 인체의 체온 조절을 어렵게 만들어 수면에 방해가 된다. 일반적으로 낮에 올라갔던 체온이 밤이 되면 떨어져 잠이 오는데 열대야 동안에는 체온이 높은 상태가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자다가 자꾸 깨는 등 숙면이 어려워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피로누적과 집중력 저하로 이어져 일의 능률까지 떨어지게 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가중돼 신경이 예민해지는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오히려 무기력해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결국에는 면역력이 저하돼 편도염이나 장염, 결막염, 중이염 등 각종 바이러스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여기에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까지 있다면 피부가 한층 가렵거나 건조해져 각질이 심해지는 등 급격한 증상 악화를 경험하는 경우도 많다.



자가면역계의 이상 반응으로 인해 발병하는 건선피부염의 경우 불면증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건선한의원의 연구 결과 불면증이 심한 건선 환자들이 불면증만 나아도 피부 건선이 현저히 호전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대한한의학회지에 게재된 불면증을 동반한 건선 환자 치료 사례에 관한 논문에서 국내 건선한의원에 내원한 환자 중 불면증 이후 건선이 처음 나타났거나, 불면증이 생기면서 기존의 건선 증상이 악화됐던 환자에게 먼저 불면증 치료를 위한 한약을 투약한 결과 불면증뿐만 아니라 건선 증상까지 호전된 결과가 보고됐다.



논문의 저자인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는 “건선 치료를 위해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 중 불면 증상의 경중이 건선의 악화 정도와 비례하는 사례가 임상에서 확인됐다. 국내에는 이러한 유형의 건선 환자에 대한 치료방법과 사례가 아직 뚜렷하게 보고된 바 없다”며 “우리는 불면이 건선의 발병 또는 악화의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진단하고 먼저 불면증을 치료해 피부 건선 증상을 개선시키고자 했다. 그 결과 불면증 치료만으로도 건선이 회복된 사례를 학계에 보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약 10년간 전신 화폐상 건선을 앓고 있던 환자의 경우 불면증 치료를 통해 ISI(불면증지수; Insomnia Severity Index)가 치료 전 27에서 치료 후 2까지 떨어졌으며, 최소 6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하게 됐다. 동시에 건선 중증도 지수인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 점수는 치료 전 15.2에서 치료 후 1.2까지 급격하게 개선됐다. PASI 1.2는 증상이 거의 소실되는 수준이다.



24년간 물방울 건선과 판상 건선 증상을 가지고 있던 또 다른 환자에게서도 ISI가 21에서 6으로, PASI는 14.6에서 1.8로 확연히 개선됨으로써 건선과 불면증이 동시에 치료되는 결과가 확인됐다.



논문의 또 다른 저자인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 원장은 “수면은 낮 동안 지친 몸과 두뇌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우리 몸의 성장과 회복을 촉진시키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또한 수면은 고갈된 에너지를 보충하고, 외부 환경변화에 대처하는 우리 몸의 조절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게 한다”며 “충분한 수면은 건선 증상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평소 불면증이 생기지 않도록 수면 환경과 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침과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잠들기 전 미지근한 물 샤워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수면 중 피부의 회복과 보습을 위해 방 안의 소리나 진동, 빛을 차단하고 잠들기 1시간 전에는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덧붙여 여름철 숙면을 위한 방법으로 “습하고 더운 여름에 눅눅해지기 쉬운 이부자리와 베개를 자주 교체하고, 낮 동안 햇빛에 잘 말려 사용하면 숙면에 한결 도움이 된다”며 “야식은 숙면을 방해하고, 다음날 몸을 무겁게 하는 등 피로가 쌓이게 할 뿐 아니라 소화불량이나 역류성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저녁 식사를 하여 과식이나 야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여름에는 아이스커피나 맥주를 자주 마시게 되는데 카페인은 물론 알코올 역시 숙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거나 소량만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진=강남동약한의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