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아시아 국가 중 이혼율 1위인 우리나라는 하루에 300쌍 정도의 부부가 이혼을 하고 있고, 특히 40~60대 중장년층의 이혼과 재혼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법원행정처에서 발간한 ‘2015 사법연감’에서도 이혼한 부부 3쌍 중 1쌍이 결혼생활 20년 이상 부부였다.

대부분의 중장년의 이혼과 재혼 시 재산분할과 상속 문제에서 갈등을 겪는다. 이혼한 후에는 전 배우자와 부부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더 이상 상속인이 되지 않는데, 이혼한 후 자녀들과상속문제는 어떻게 될까.
법무법인 한중의 홍순기 대표변호사는 “혈족은 이혼했더라도 자녀에게 상속권이 주어진다”면서 “반면 재혼 후에는 현행법상 계부, 계모와 자녀의 관계는 혈족으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재혼가정에서 계부나 계모의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받도록 하려면 재혼 배우자가 자녀를 입양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재혼한 본인 및 재혼부부에게 친양자나 일반양자로 입양된 전혼 자녀는 재혼배우자의 상속인이 되지만, 전혼 자녀가 재혼부부에게 입양되지 않은 경우에는 재혼배우자와 친자관계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전혼 자녀는 상속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망 전 작성된 상속포기각서, 효력 없어

또한 5, 60대에 높은 연령층에서 재혼을 한 경우에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에 있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사실혼 관계에서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인해 사실혼 관계가 종료되면 생존한 상대방에게 상속권과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상속전문 홍순기 변호사는 “무엇보다 재혼가정의 불화의 원인은 성인이 된 자녀의 반대”라면서, “현행법상으로 재혼 배우자의 경우에도 5할을 가산해서 상속되기 때문에 부모의 재혼을 자녀가 반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재혼을 앞두고 상속재산분할로 인한 갈등을 염려해서 자녀가 재혼 배우자에게 상속포기각서를 미리 받아두려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러나 부 또는 모의 사망 이전에 작성된 상속포기각서는 효력이 없고, 사망한 이후에 작성해야 효력이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재혼 전 자녀들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상속 분쟁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유용한 제도
따라서 홍순기 상속전문변호사는 “혼전계약서로 불리는 ‘부부재산계약’을 맺는 것도 한 방법”이라면서 “장차 혼인을 하려는 당사자들이 혼인 후의 재산적 법률관계를 미리 약정하는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부부재산계약은 재혼 전에 부부 각자가 소유한 재산에 대한 소유권이나 관리주체를 약정할 수 있어 재산상속으로 벌어지는 불화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계약내용은 자유롭게 정할 수 있지만 혼인의 본질적 요소인 양성평등이나 사회질서 등에 위반되거나 가족법의 기본원칙에 위반되는 계약은 법적으로 무효이다.

홍순기 변호사는 “우리 민법에서는 부부재산의 약정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고 부부재산계약의 내용을 제3자에게 주장하기 위해서는 법원에 신고와 등기를 해야 한다”면서, “혼인신고 후에는 변경이 불가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순기 변호사는 “공유재산이나 일방 명의의 재산이라도 혼인생활 중 중요한 재산을 처분하게 될 때 상대 배우자의 동의를 얻도록 정해서 일방 배우자의 임의처분을 막을 수도 있다”면서, “이처럼 재혼 시에는 사망 후 재산관계를 어떻게 할지, 재혼 전에 가지고 있던 재산을 검토해서 재혼 배우자와 사전 상의함으로써 자녀의 분쟁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법무법인 한중 홍순기 대표변호사, www.sangsoklab.com, 02-584-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