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 <편집자주>

평소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 구석에서나 볼 수 있었던 ‘동물복지 유정란 대란’이 계란 매대 중앙을 가득 채웠다. 매대 앞 신선식품 직원은 가격 대신 안전성이 입증된 계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 앞을 지나가던 주부는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그 계란은 어디 지역 꺼에요?”라고 묻더니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소시지 매대에 진열됐던 유럽산 소시지는 모습을 감췄고, 국내산 소시지로만 채워졌다.
생리대 코너에는 마치 처음부터 깨끗한나라 제품이 없었던 것처럼 유한킴벌리, LG유니참, 한국P&G 등의 제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만 티슈, 물티슈, 기저귀 등 다른 매대에서는 깨끗한나라 제품들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살충제 계란, 유럽산 소시지, 깨끗한나라 생리대 등 논란의 제품이 모두 빠지고 그 자리를 대체품 또는 경쟁사 제품들이 꿰차고 있다. 그렇다면 비워진 자리를 차지한 동물복지 계란, 국내산 소시지, 깨끗한나라 외 생리대 등은 안전할까.
친환경,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불신은 이미 오래전부터 쌓여왔다. 문제가 된 제품을 판매한 제조사부터 유통업체, 검역망에 허점을 드러낸 정부까지 어느 곳 하나 믿을 곳이 없다. 정부의 엉터리 관리와 기업들의 소비자 농단에 너무나 큰 대가를 치렀다. 정부와 기업이 개선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누적된 불신을 잠재우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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