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로 얼어붙은 한강./사진=임한별 기자




‘또 역대 최강한파냐’.
 
기상청의 연일 이어지는 한파특보에 한 누리꾼의 외침이다. 지속되는 한파는 시민들의 생활까지 바꾸고 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시베리아보다 춥다는 날씨는 새로운 풍경을 가져왔다.

수도관이 동파돼 물이 안 나오는 것은 기본이고 온수배수관까지 얼어붙은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또 세탁기 배수구가 얼어 빨래를 못해 한산하던 빨래방이 특수를 누리는가 하면 배달음식점들이 때 아닌 대목을 맞았다.



◆세탁기 수난시대에 빨래방 특수

지난주에는 영하 10~15도의 강추위가 일주일 내내 이어졌다. 평년에 비해 이례적으로 매서운 역대급 한파가 지속되면서 시민들은 추위뿐만 아니라 생활에서도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이모씨(33·여)는 “지난 토요일 세탁기와 씨름 하느라 오전시간을 다 보냈다”고 하소연했다. 맞벌이부부인 탓에 주말에 빨래를 몰아서 하는데 영하 17도까지 내려간 한파로 세탁기의 배수구가 얼었기 때문이다.



당황하던 이씨는 세탁기 통 안에 뜨거운 물을 붓고 1시간 정도 기다려 통 안을 온열시켰다. 이어 뜨거운 물을 적신 수건으로 수도꼭지를 녹이고 결빙된 급수관과 배수관에 드라이기로 뜨거운 바람을 30여분간 쏘였다. 그러자 세탁기가 정상 작동했고 세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씨는 언제 또 세탁기 호수관이 얼지 모른다는 생각에 세탁기에 남은 물을 전부 빼놓은 상태다. 또 세탁기와 연결된 수도꼭지도 두꺼운 옷으로 꽁꽁 싸맸다. 이씨는 “지난주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세탁기 동파를 해결했지만 언제 또 배기관이 얼어 붙을지 몰라 걱정이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집안의 세탁기 호수관이 얼어붙은 경우 이씨처럼 임시방편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아파트단지의 1층 배수구가 얼어붙은 경우 아예 세탁기 사용이 금지되기도 한다. 

이에 빨래방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빨래방을 자주 이용한다는 경기도 안양에 사는 김모씨(40·여)는 “평소에는 빨래방에 가면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오전 7시에 가도 세탁을 마치는 데 3시간이나 걸릴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인빨래방업체 '더런더리'는 머니S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한파가 계속돼 방문 고객수가 평소보다 약 3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주말에는 세탁기 동파 피해로 매장에 처음 방문하는 고객이 많아 이용방법을 안내하기위해 특별히 직원이 매장에 상주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세탁기 동파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세탁기를 집 내부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세탁기가 외부에 있다면 세탁 후 남은 물을 잘 제거해 어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그럼에도 세탁기가 얼었다면 해당제품의 고객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 대처법을 숙지해야 한다. LG전자에 따르면 드럼세탁기가 얼었을 때는 문을 열어 옷감을 꺼낸 후 세탁 통에 따뜻한 물(50℃~60℃)을 넣는다.

그리고 문을 닫은 후 1~2시간 정도 기다린다. 이후 제품 하단부의 서비스커버를 열고 잔수 제거용 호스 마개를 열어 물을 완전히 빼준다(이때 물이 나오지 않으면 얼음이 다 녹지 않은 것). 물을 뺀 후 잔수제거용 호스 마개와 서비스커버를 닫고 '헹굼 1회'와 '탈수'를 선택해 동작시키면 된다.

만약 물이 세탁기에 공급되지 않는다면 급수부의 얼음을 제거해야 한다. 급수호수를 세탁기와 분리한 후 수도꼭지를 열어 물이 나오는지 확인하고 나오지 않는다면 뜨거운 물을 적신 수건을 수도꼭지에 두른 후 5분간 기다려준다. 이후 물이 나오는지 확인하고 다시 급수호수를 세탁기와 연결한다. 자세한 대처방법은 해당제품 홈페이지를 참조하자.
동파된 수도계량기./사진=임한별 기자



◆온수도 얼어붙어 애 먹기도 

‘수도계량기 동파’. 겨울이면 으레 들리는 소식이다. 이를 막기위해 보통 물을 조금씩 나오게 틀어 놓는 가정이 많다. 하지만 여기서 유의할 점. 온수 수도꼭지도 틀어놓아야 한다는 것.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강모씨(45·남)는 지난 주말 보일러 배관이 얼어 기사를 불렀다. 강씨는 “겨울이면 수도동파를 막기 위해 항상 찬물을 틀어놓았는데 보일러 온수배관이 얼어버렸다. 온수배관이 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찬물만 틀어놓으면 되는 줄 알았다가 큰 낭패를 봤다. 보일러를 켜지 않을 경우 냉수뿐만 아니라 온수를 조금씩 틀어놓아야 보일러 온수배관 동파를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리비용으로 25만원을 지불했다. 

수도계량기, 보일러배관 동파를 막기 위해서는 냉수, 온수 수도꼭지(온수 보일러를 작동시킬 필요는 없다)를 조금씩 틀어 놓는 것이 제일이다. 특히 온수는 무시하기 쉬운데 보일러에 연결된 급수배관은 물론 온수배관도 얼어버릴 수 있으니 아깝더라도 냉·온수 모두 틀어놓는 것이 수리비용과 비교하면 훨씬 절약하는 셈이다.

./사진=배달의민족 블로그 캡쳐



◆배달음식 주문량 급증… 배달업계 '대박'

한파와 더불어 칼바람까지 겹치면서 배달음식 주문량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27일 배달전문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겨울철 평년 기온(0~5도)을 기준으로 할 때 기온이 영하 10~15도로 떨어지면 주문량이 평균 22.3% 증가하는 등 '배달 한파 특수'가 나타난다. 

서울시 용산구 대학가에서 중국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한파가 이어지면서 배달이 늘었냐는 질문에 “확실히 저번주에는 평소보다 2~3배 정도 늘었다”고 답했다. 이어 "대학가라 평소에도 배달주문량이 많은 편이지만 지난주 기온이 많이 떨어지면서 원룸촌에 배달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용산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유현지씨는 “평소에는 배달음식을 잘 주문하지 않는데 추워서 밖에 나가면 동사할 것 같아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로 집에서 해먹기 힘든 치킨이나 달콤한 음식을 앱을 이용해 주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