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주가 오르는 종목은 언제나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특정 세력이 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주가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조작된 주식은 대부분 특정 세력의 수익실현과 함께 주가가 하락한다. 


최근 30여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해 40억원대 범죄수익을 올린 ‘작전세력’ 일당이 법의 심판을 받았다. 그들이 선택한 ‘작전 취약주’의 공통점은 시가총액이 낮은 중소형주이고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확고했다는 점이다.
◆나흘간 주가조작으로 1억4500만원 챙겨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따르면 34개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해 38억1386만원의 범죄수익을 챙긴 이들이 고른 종목은 작전세력의 차익실현 직후 대부분 주가가 하락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


법원에 따르면 작전세력은 대구에 사무실을 차리고 2012년 12월28일부터 2015년 8월13일까지 42개 계좌를 이용해 확인된 것만 36만926회에 달하는 주식 거래로 주가를 조작했다. 종목당 통상 2~4일 간의 거래로 평균 1억4546만원을 벌어들였다.


작전세력의 주가조작에 이용당한 34개 종목은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크지 않은 중·소형주로 29개 종목의 주가는 3000원 이하였다. 이들이 해당 종목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매수주문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량으로 고가 매수주문 또는 물량소진 주문을 내는 수법으로 종목의 주가가 단시간에 고가나 상한가를 만들었다. 또한 본격적으로 시세조종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날의 최고 호가 관여율은 평균 약 11%에 달했다. 가장 호가 관여율이 높은 경우는 24.36%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의 매수 관여율은 비중이 더 높았다. B 종목의 경우 2014년12월23일 체결 수량 45만6429주 중 62.41%에 해당하는 28만4873주가, C 종목은 2014년 3월20일 체결수량 11만608주 중 64.86%에 해당하는 7만1735주가 작전세력의 매수였다.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100억원 수준인데 비해 총 매수대금은 1360억원에 달할 정도로 활발하게 활용했다. 종목당 평균 3억7500만주를 매수주문하고 그 중 평균 1억6200만주만 매수했다. 나머지 매수주문은 취소했다. 이외에 가장, 통정거래, 고가, 물량소진 상한가 매수주문, 시가 종가관여 매수주문, 허수, 호가공백 매수주문 등의 주가조작 방법이 쓰였다.


작전세력이 노린 종목들은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9월 말 기준으로 24개 종목이 20%이상이고 이중 10개 종목은 46.8%에서 82.91%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온전한 지배력을 행사는 회사의 경우 경영권 방어 이슈에 대응도 하고 비교적 통제할 수 없는 하락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작전세력 입장에서도 최대주주 변경 같은 악재는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조작 종목 중 2개 종목은 제 18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것이 유력하게 점쳐지던 모 정치인과 관련 있는 속칭 ‘정치인 테마주’였다. 테마주의 경우 다른 종목에 비해 금액과 거래횟수가 눈에 띄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일 수도 30~88일로 지나치게 길어 사실상 조작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주식거래 감독시스템에 덜미
작전세력이 꼬리가 잡힌 것은 금감원의 인터넷 주식거래 감독시스템 덕분이다. 법원은 “감독시스템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일반적인 투자자라면 행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주문을 걸러내고 금감원의 검사역이 이를 바탕으로 일정한 의도가 있다고 보이는 주문들을 이상매매로 분류한 것으로 그 자체로 투자형태의 비합리성을 평가할 수 있는 주요한 자료가 된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금감원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같은 거래에서만 20여개의 유동 IP를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세력은 결국 법의 철퇴를 맞았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12월 대구에 사무실을 차리고 주가 조작을 주도한 A씨에 대해 징역 3년에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A씨가 고용하고 있던 종업원 3명은 각각 징역 2년과 벌금 10억원에, 중도 퇴사한 2명에게는 징역 1년6개월과 각각 4억원, 6억원씩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눈에 띄는 점은 중도 퇴사한 2명은 모 증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력과 함께 과거 시세조종행위로 벌금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근속 종업원 3명은 사실상 주식매매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나타났다.

종업원들은 각각 거래 주체로 판단돼 4억~10억원을 선고받았지만 이들은 3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의 월급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도 퇴사한 2명은 각각 2013년 12월경 퇴사 때까지 13개 종목에서 7억4290만원, 2014년 4월 퇴사까지 19개 종목에서 10억9385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들은 A씨의 명령에 따라 매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주가조작 세력이 법원이 선고한 벌금을 낼 것인지는 미지수다. 법원이 이들이 벌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노역을 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부과 노역은 450~650일인데, 벌금액수를 감안할 때 이들은 연봉 3억2000만원에서 11억2000만원 짜리 노역을 하게 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설합본호(제526호·제52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