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36년 만에 최대 규모로 시리아를 공습했다. 이는 사실상 이란에 대한 공격이란 점에서 중동의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 자칫 시리아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리전 무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영공을 침범해 군사 시설을 공습한 이스라엘 F-16 전투기를 격추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이란의 군사시설에서 이륙한 무인기가 이스라엘 영공을 침입했다는 이유로 전투기를 동원해 시리아 공습에 나섰다가 시리아의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 당시 전투기에 타고 있던 이스라엘 조종사 두명은 격추 직전 탈출했으나 한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투기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과 이란의 군사시설 12곳을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시리아 현지 매체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약 2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1일(현지시간) 각료 회의에서 전날 시리아에 가한 대규모 공습을 언급하며 "누구든지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려는 자들에게는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이란과 시리아는 "이스라엘의 공습은 테러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미국은 이번에도 이스라엘을 지지했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며, 이란과 그 동맹 세력은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이란은 예멘과 레바논까지 주변 모든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리아 내전은 이란과 러시아가 지지하는 아사드 정권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국가들이 지원하는 반정부 세력, 극단적인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의 삼파전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IS가 대부분 소탕되면서 한때 열세였던 아사드 정권의 세력이 강해졌다.
이란은 이 기회를 노려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시리아로 보내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시리아와 이스라엘 국경 인근에 군사 거점도 설립했다. 이에 이스라엘이 위기감을 느끼면서 군사적인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WSJ은 "(전투기 격추 후) 이스라엘이 보여준 강렬한 반응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시리아에서의) 서로 다른 목적이 어떻게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