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45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강도높은 대출 규제안을 꺼냈다. 처음부터 자신의 소득으로 갚을 수 있는 대출을 허용하려는 취지다.
은행권은 지난 26일부터 대출 심사조건을 까다롭게 매기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행에 들어갔다. DSR는 대출심사과정에서 기존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합산, 연 소득과 비교해 대출한도를 정한다. 대출 조건이 깐깐해지기 때문에 신혼부부들도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전세대출은 DSR 산출대상 제외
김 씨처럼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에는 DSR이 적용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세대출은 DSR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서민 금융상품과 300만원 이하의 소액 신용대출, 취약차주의 채무조정을 위한 상품도 DSR이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김 씨가 전세에 살다가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알아볼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신규 주담대를 받을 때는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과 학자금대출, 자동차 할부금 등이 모두 대출 원리금으로 합산된다. 추가 전세대출은 2년 뒤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이자부담액만 DSR에 반영된다.
가령 연봉 5000만원인 A씨가 최근 3억원의 빚을 내 아파트 한 채를 구입했다. 대출은 거치기간 없이 10년 원금균등 분할상환 조건에 금리는 3.4%, 원리금 상환액은 매년 3973만원이다.
여기에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3000만원(금리 5%)과 자동차할부대출 2000만원(36개월 분할상환·금리 4.5%)이 DSR에 적용되면 대출은 연 3000만원을 10년으로 나눠 연간 원금 300만원에 이자 150만원을 합친 450만원이 DSR에 포함된다. 자동차할부의 연간 원리금은 약 714만원이다.
하지만 A씨가 자가가 아닌 전세에 살 때는 주담대 원금 3억원에 대한 이자가 전세금대출 이자가 같다고 가정해서 A씨의 DSR이 42%까지 낮아진다. 전세대출은 이자부담액만 DSR에 반영돼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셈이다.
현재 은행권은 DSR을 6개월간 시범 적용하고 오는 10월부터 금융당국의 지도 아래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시범기간 동안 DSR 기준은 자율적으로 정한다. 주요 은행은 모두 DSR 100%를 고DSR로 분류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과 서민금융상품, 소액 신용대출, 취약차주 채무조정상품은 서민과 실수요자가 불합리하게 대출을 거부당하는 피해를 막기 위해 DSR 산출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각 은행별로 DSR 적용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대출을 신청하기 전에 꼼꼼히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혼부부 보금자리론 조만간 출시
정부는 신혼부부 전용 보금자리론 출시를 준비 중이다. 소득이 많아도 자산규모가 적어 전세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신혼부부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현재 보금자리론 지원 대상은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부부다. 금융당국은 부부합산 연소득 기준을 기존 7000만원에서 8000만원~1억원으로 높일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와 보금자리론의 소득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협의 중"이라며 "각종 대출규제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신혼부부들은 정책모기지에 관심을 기울여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신혼부부들은 전용 디딤돌대출과 버팀목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신혼부부들은 정책모기지를 활용해 대출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신혼부부 전용 전세자금(버팀목) 대출은 우대금리가 최대 0.4% 포인트 추가돼 1.2∼2.1%대 금리로 이용 가능하다.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에게 제공되는 구입자금(디딤돌) 대출은 최대 0.35%포인트 상향된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1.70~2.75%의 금리로 이용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