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아침 서울 강동구청 앞 광장에는 주민 50여명이 모였다. 천호역 인근에 서울시가 짓기로 한 청년임대주택(990세대)을 반대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임대주택 결사반대'라고 쓴 팻말을 들었다.

집회에 참가한 중년 여성은 "값싼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부동산가격이 떨어지는 건 물론 임대소득으로 생활하는 은퇴세대에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청년임대주택으로 갈등을 겪는 것은 이곳만이 아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는 최근 한 주민이 '5평짜리 청년임대주택은 빈민아파트, 아파트가격 폭락' 등의 표현이 담긴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 일었다.

임대아파트와 일반아파트를 분단시킨 철조망. /사진=머니투데이

우리나라에서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두고 지역주민 간 갈등이 빚어진 것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에는 임대아파트와 일반아파트 사이를 철조망으로 가로막은 사건도 발생한 적이 있다.
주민들이 임대주택 건설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가격 하락이다. 부동산가격에 따른 부의 기준이 주민 사이 계급의식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 가장 고가의 부동산시장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을 예로 들면 교육열 높은 중산층 학부모가 서민층 자녀와 같은 학교에 보내면 학교등급이 낮아지고 집값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국과 부동산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지역주민의 오해라고 지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대주택 주변에는 어린이집과 학교, 공공기관 등이 생겨 오히려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임대주택 반대는 전형적인 님비현상으로 주민들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금수저가 아닌 이상 누구나 임대주택에 살다가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임대주택 건설과 함께 공공기관 등 기반시설을 짓고 도시구조를 개선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임대주택 반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많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맘 김모씨는 "최근 인터넷커뮤니티에 임대주택을 반대한다는 글이 올라왔는데 '부끄러운 줄 알라, 공존하는 삶을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야 한다'는 내용의 댓글이 수십개 달리자 게시글이 삭제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