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는 지난 14일 “경고그림위원회를 통해 현재의 경고그림·문구에 대한 효과 평가 및 교체시안에 대한 일반국민 설문조사와 외국의 다양한 사례를 검토해 최종안을 마련했다”며 “현재 적용 중인 11종의 경고그림(궐련류 10종·전자담배 1종) 모두 새로운 그림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새로운 경고그림은 궐련류의 경우 총 10가지 주제(질환 관련 5개·비질환 관련 5개)로 구성돼 있으며 그 중 경고 효과가 낮게 평가된 ‘피부노화’를 삭제하고 ‘치아변색’을 새롭게 추가했다.
또한 현재의 전자담배 경고그림이 ‘흑백 주사기 그림’으로 궐련류 담배의 경고그림에 비해 전하는 메시지가 이해하기 어렵고 경고 효과도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액상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중독 유발 가능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궐련형 전자담배(아이코스·릴·글로)에 대해서도 일반궐련과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는 점, 궐련연기에서 발알물질이 검출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암 유발을 상징할 수 있는 그림을 제작해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게 경고문구도 질병발생 또는 사망 위험도 증가를 수치로 제시해 일반 국민이 흡연의 폐해를 보다 실감할 수 있도록 경고 문구를 조정했다. 일례로 ‘폐암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 문구가 ‘폐암 위험 최대 26배! 피우시겠습니까?’로 바뀔 예정이다.
나아가 복지부는 경고그림의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현재 담뱃갑 면적의 30% 이상인 표기면적을 확대하는 방안과 담배 규격화 무광고 포장(Plain Packaging) 도입 등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에 마련된 경고그림·문구는 행정예고를 거쳐 최종 확정되며 6개월의 유예기간 경과 후인 오는 12월2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동일한 경고그림을 오랫동안 사용함에 따른 익숙함과 내성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돼 전면 교체를 통해 담배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 일으켜 경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담뱃갑 경고그림을 전면 교체하고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경고그림을 넣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담배협회는 반박 자료를 통해 “복지부가 발표한 담뱃갑 경고그림·문구 시안은 과학적 근거 없이 과장돼 도저히 받아들 수 없다”며 “복지부의 결정 과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결정을 재고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한국담배협회는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 생략 및 업계, 흡연자와의 소통 부재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일부 연구결과를 마치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확대·과장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 도입 등을 문제삼았다.
한국담배협회 관계자는 “행정절차법에서 보장한 의견수렴 과장을 거치지 않고 흡연자 및 업계와의 소통이 원천봉쇄된 채 밀실에서 결정한 경고그림 시안은 재고해야 하고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식 입장 발표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 결과 발표 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추후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흡연자 커뮤니티인 아이러브스모킹도 소비자 의견을 철저히 배제한 복지부의 ‘소통부재 밀실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는 “지나치게 혐오스러운 이미지 사용은 국민건강증진법의 법 취지에 어긋나고 이번 담뱃갑 경고그림 결정에 흡연자의 의견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어떤 규제를 도입함에 있어 사전에 이해당사자와 논의하는 게 민주주의 기본임에도 흡연자와 담배 소매인 등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어 “서민증세로 밝혀진 담뱃세 인상을 희석시키기 위해 금연 효과가 거의 없는 경고그림을 성과로 내세우는 복지부의 행태는 현 정부가 청산해야 하는 적폐의 전형”이라며 “성과주의를 지양하고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가 공감하는 균형 있는 금연정책이 추진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