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장 사장.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갤럭시노트9은 전작보다 잘 팔릴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장 사장이 던진 말이다. 고 사장은 “갤럭시S9의 판매추이가 상승세고 지역에 따라 갤럭시S8의 성적을 넘어서는 곳도 있다”며 “갤럭시노트9은 최고의 퍼포먼스, 특화된 S펜, 인텔리전스 카메라를 자랑하는 만큼 갤럭시노트8보다 더 많이 팔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어느 때보다 힘 있는 목소리로 자신감을 피력했다.
◆34년 굴곡진 여정

고 사장은 34년 전인 1984년 삼성전자 개발관리과에 입사하면서 삼성에 몸담았다. 이후 2000년부터 무선통신 관련 기술분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2015년 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3월 출시한 갤럭시S7이 대박을 쳤다. 전세계 통산 4500만명이 넘는 소비자가 갤럭시S7을 선택했고 고 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부활의 주역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는 같은 해 8월 암초를 만났다. 새로 출시한 갤럭시노트7 구매자가 휴대폰이 폭발했다고 주장하면서 배터리 문제가 부각됐다. 이후 삼성전자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갤럭시노트7 사용중단 권고와 함께 리콜·단종 조치를 취했다. 고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재발방지대책을 내놨지만 갤럭시노트7은 비행금지품목에 지정되는 수모를 겪었다. 외신들도 “전자업계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라고 혹평했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지난해 상반기. 주역은 갤럭시S8이었다. 지난해 갤럭시S8의 판매량은 3500만대로 추정되며 같은 해 하반기에 출시된 갤럭시노트8도 호평을 받으며 시장에 연착륙했다. 고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문을 총괄하는 부문장에 올랐다.

◆보급형시장 중국업체 뿌리쳐야

그렇게 고 사장은 고비를 넘기며 저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달 초 공개한 갤럭시노트9에 대한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 외신들은 갤럭시노트9을 두고 “하드웨어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스마트폰”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순탄치는 않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후발주자인 중국업체의 추격을 뿌리치는 것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애플과 양강구도를 구축했지만 보급형 라인이 문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이 상향평준화되고 제품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흐름은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남미, 동남아시아, 인도 등 마지막 남은 스마트폰시장은 저렴하면서도 무난한 성능을 갖춘 보급형 제품이 인기다.


이 시장에서 중국은 점차 점유율을 높이며 삼성전자를 압박한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인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와 2% 이내의 초접전을 벌였다.

이에 고 사장은 갤럭시 A시리즈와 J시리즈를 잇따라 출시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특히 유럽,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보급형 라인업이 큰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측은 “보급형 스마트폰시장의 숙제로 여겨지던 수익성도 판매량이 개선되면서 차츰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5G·폴더블폰 완성 '숙제'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5G(5세대 이동통신) 등 미래기술 완성도 고 사장이 짊어진 숙제다. 가장 큰 관심사는 내년 초 5G 도입을 앞두고 어떤 형태의 단말기를 내놓을지다. 업계는 “완벽한 5G 환경이 조성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량생산이 필요한 플래그십모델에 5G 기능을 넣는 것은 무리”라며 “삼성전자가 갤럭시S 등 프리미엄 라인에 신기술을 적용하는 모험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고 사장은 지난 10일 뉴욕에서 “이동통신 3사와 5G 스마트폰 출시 협의를 마쳤다”며 “5G 첫 단말기는 갤럭시S10이 아닌 별도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도 고 사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는 완벽하게 접히는 디스플레이의 개발이다. 수만번 접었다 펴도 디스플레이에 손상이 없어야 한다.

이에 고 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 관련 기술 난제를 대부분 해결했다”며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가치가 있는 과제이기 때문에 지속해서 (라인업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화웨이와 연결된 세계 최초 경쟁에 대해서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였을 때 삼성전자가 제대로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최초 경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화웨이의 5G 기지국 장비 도입을 둘러싼 이슈에서도 고 사장은 확실한 차이점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 화웨이 5G 기지국 장비는 보안이슈에 사로잡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차별화 포인트를 부각시켜야 20조원이 넘는 5G 기지국 장비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고 사장은 지난달 “5G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네트워크사업부와 모바일사업부가 한팀이 돼 노력 중”이라며 가성비를 앞세운 화웨이의 독주를 막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문의 미래가 좌우될 앞으로 6개월. 고 사장이 또 얼마나 멀리 전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프로필
▲1961년생 ▲성균관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사 ▲영국 서섹스대학교 기술정책학 석사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유럽연구소장 ▲삼성전자 해외상품기획그룹장 ▲삼성전자 개발관리팀장 ▲삼성전자 기술전략팀장 ▲삼성전자 무선개발실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장 사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554호(2018년 8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