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로봇이 세상에 등장한 지 반세기가 흘렀다. 초창기 로봇은 공장 생산라인에서 이송·투입·조립·용접 등 단순 업무를 담당하는 산업용에 머물렀다. 외형도 우리가 생각하는 로봇과 판이하게 달랐다. 사람의 팔 형상을 한 거대한 금속제 기계가 한자리에 붙박혀 단순 동작을 되풀이했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산업용 로봇은 인간이 직접하기 위험한 작업을 묵묵히 처리해 왔다. 전세계 산업용 로봇은 올해 36만3000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산업용 로봇과 더불어 서비스 로봇이 각광받는다. 산업 이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 서비스 로봇으로 통칭한다. 청소·장난감·교육·물류·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된다. 산업용 로봇에 비해 아직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응용분야가 넓은데다 인공지능(AI)과 결합할 경우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

◆배달 로봇, 연평균 21% ‘폭풍성장’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시장은 올해 112억달러에서 2023년 297억달러로 연평균 21.44%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9.4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용 로봇보다 2배 이상 빠르다.


최근 서비스 로봇시장의 주인공은 배달로봇이다. 배달산업은 자율주행 자동차, 자율비행 드론의 핵심 응용분야. 배달로봇은 배달부터 복귀까지 운영자의 개입없이 자동으로 작동한다. 운송수단과 배송시스템, 이를 컨트롤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AI가 필수다. 이 분야에 가장 먼저 눈을 뜬 기업은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에서 ‘프라임 에어’의 첫 드론 배송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 아마존 자체 기술로 개발된 프라임은 두개의 자외선 차단제를 무리없이 고객에게 전달했다. 아마존은 2013년부터 드론 운송기술을 포함한 대부분의 로봇 기술을 독자적으로 연구했다. 다만 현재 미국은 상업용 드론을 전면 금지하고 있어 드론 배달 로봇의 활용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업계는 드론이 배달 로봇으로 활용되기까지 앞으로 수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

아마존이 규제에 막혀 지지부진한 사이 2014년 설립된 미국의 스타십 테크놀로지가 육상 택배 로봇을 개발했다. 스타십 테크놀로지의 택배 로봇은 사람의 보행속도인 4㎞/h보다 조금 더 빠른 6.4㎞/h로 이동한다. 이동 중 충돌해도 제품에는 손상이 없으며 지도, 자이로스코프, 내장카메라 등을 이용해 장애물을 스스로 피한다. 화물은 수령인만 PIN코드로 열 수 있고 자신의 물품을 배달 중인 화물의 위치는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스타십 배달 로봇의 배달 가능 반경은 3~5㎞로 메인스테이션을 곳곳에 배치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자율주행 관련 기술과 배터리성능이 개선될 경우 비약적으로 활동 반경이 늘어날 수 있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만 로비테크놀로지, 뉴로, 박스봇 등 여러 기업이 배달 로봇 시장 선점에 뛰어들었다”며 “활용도가 높은 데다 배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사용자와 소비자 모두의 베네핏(benefit)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딜리 플레이트. /사진=배달의민족

◆국내 상용화 최소 3년

국내에서도 배달 로봇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음식배달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로봇 ‘딜리’를 선보였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5월21일부터 6월14일까지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에서 딜리의 시범서비스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피자헛 목동 중앙점에서 음식을 서빙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을 한차원 끌어올렸다. 우아한형제들의 공간데이터를 수집한 딜리는 ‘2D라이다’센서와 3D카메라를 동시에 활용해 ㎝단위의 정교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딜리 프로젝트 1단계는 푸드코트 등에서 실내 임무수행을 완벽하게 마치는 것”이라며 “2단계로 아파트단지와 오피스텔·주상복합건물, 대학캠퍼스 등으로 배달 서비스를 확장하고 이를 완벽히 수행할 경우 일반 보행로를 원활하게 주행하는 3단계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딜리에 적용된 기술은 걸음마 수준으로 배달로봇보다 ‘서빙로봇’에 가깝다. 업계는 딜리가 상용화 단계에 오르는 데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배달 로봇의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가능성과 확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한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 소장은 “로봇시장은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다. 로봇 운용에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비싸지는 인건비와 달리 기술 비용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로봇은 막을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자 새로운 기회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일자리감소, 환경문제 등 수많은 서비스 로봇이 가져올 부작용도 고려해 확산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6호(2018년9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