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은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로 2015년 9월28일부터 시행됐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공직자 등은 직무와 관련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금품을 받거나 요구해선 안되고 식사 3만원, 선물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을 넘는 비용은 금지된다.
◆가성비 중심 '4만9000' 선물세트 대세
직격탄을 맞은 곳은 유통업계다. 사실상 대목으로 꼽히는 명절에도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 5만원 이하의 실속 선물세트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은 5만원 이하 선물 세트를 20% 이상 늘리고 원하는 선물을 가격에 맞춰 직접 포장할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선물세트도 출시했다.
실속형 선물세트를 위주로 판매하는 대형마트에선 5만원 이하 세트 매출 비중이 70%를 웃돌았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 5만원 이하 선물세트 매출 비중은 60%대에 머물렀지만 시행 후 첫 설에는 80% 수준까지 껑충 뛰어 올랐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5만원 이하 선물세트도 두배가량 급증했다. 롯데백화점은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품목수를 김영란법 시행 전보다 2배로 늘렸고 현대백화점도 최대 2.5배롸 확대했다.
가성비 중심의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자리 잡는가 싶더니 올 초 김영란법 개정으로 유통업계는 다시 한번 변화를 맞았다. 개정안은 선물비의 상한액을 농축수산물에 한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고 경조사비는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담았다. 상한액이 10만원으로 늘어나면서 상품권 선물도 가능해졌다.
이번 추석을 앞두고도 일명 ‘9만9000원 김영란 선물세트’가 뜨고 있다. 유통가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선물세트 가격을 9만9000원으로 책정한 선물세트를 전진배치하고 있다.
◆9만9000원 한우세트 인기… 250만원 프리미엄 굴비도
우선 이마트는 올해 추석 사전예약 판매를 맞아 5만~10만원대 상품을 25%가량 늘리고 ▲제주 옥돔 갈치세트(9만9400원) ▲와규 냉장세트(9만7200원) ▲사과세트(9만6000원) 등을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도 사전예약에서 한우세트와 옥돔세트를 판매 중이다. 한우갈비 정육세트(9만9000원)는 김영란 법 개정 이후 가장 주목받는 선물세트다. 옥돔세트 역시 9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백화점도 일부 제품들을 9만원 후반대에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LA갈비 구이를 9만9000원에 내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매출을 올리는 등 재미를 보고 있고 정상가 10만원의 갈치세트도 9만5000원에 선보이며 김영란법을 피해 판매 중이다. 사과, 배로 구성한 선물세트 역시 정상가 11만5000월을 9만5000원으로 낮췄다.
롯데백화점은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해 추석 선물 세트 품목을 증가시키고 물량 또한 전년 추석 대비 23%이상 늘렸다. 10만원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의 물량은 전년보다 20% 이상 확대했다. 한우는 생산자들과의 사전계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해 10만원대 실속 선물세트를 3만 세트 이상 준비했다. 이색 선물세트의 경우 전년 추석 대비 물량을 35% 이상 늘리고 1인 소포장 선물세트 물량은 전년 추석 대비 25% 이상 확대했다.
사전판매 기간 중 9만원짜리 평화·제일 마른부세 실속세트가 준비물량의 13%를 판매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고 9만9000원으로 책정한 와규 로스 정육세트한우 3종도 인기다.
프리미엄 선물세트도 강화했다. 한우, 청과, 와인 등 상품군별로 최고급 상품으로 구성한 '프레스티지 L' 선물세트의 물량을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1만 세트를 준비했다. 1++등급 중에서도 최상위 등급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한우 세트인 ‘L - No.9세트’의 경우 135만원에, 영광 법성포 굴비세트는 250만원에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해진 소비자 선물 수요를 반영해 추석 선물 세트 구색을 다양화하고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증가시켰다”며 “특히 이번 추석에는 지난 설에 높은 수요를 보였던 10만원 이하 실속형 상품의 품목수를 증가시켜 한우, 굴비 등 인기 있지만 가격대가 조금 높은 품목 위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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