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던 ‘검은 10월’은 유독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에 악몽과 같은 시기였다. 대내외적인 리스크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일부 엔터테인먼트 기업 실적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부정적인 견해까지 더해지며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엔터테인먼트업종은 전망이 밝아 상승기류를 탔던 터라 충격은 더욱 컸다. 하지만 이달 들어 엔터테인먼트 테마주(이하 엔터주) 주가가 일제히 반등세를 보이며 '제2의 황금기'를 연출하고 있어 주목된다.
◆ JYP, 우여곡절 겪은 신흥강자
엔터주는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인 에스엠(SM), JYP Ent.(JYP),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가 대표적이다. 올 들어 JYP(1조452억원)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6일 기준 JYP주가는 연초 이후 126.22% 상승하며 엔터주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주목받은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JYP는 지난 8월 첫 시총 1조원에 진입한 데 이어 같은달 29일에는 시총 1조909억원을 기록하며 전통적인 엔터 대장주인 SM을 제치고 시총 1위를 달성했다. 9월에는 시총 1조2774억원으로 연예기획사 최대시총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엔터 대장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JYP는 부정적인 전망을 담은 증권사 리포트가 나온 뒤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24일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 3분기 JYP 실적이 기존 예상치보다 하회할 것이라는 내용의 리포트를 냈다.
트와이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이 애널리스트는 “JYP의 영업이익을 기존(10월16일)에 작성한 100억원 대비 14억원 줄어든 86억원으로 하향 정정한다”며 “1월 트와이스의 일본 쇼케이스 MD 매출을 5억원으로 하향 반영했고 콘텐츠 제작비용에 따른 GPM(매출총이익률) 하향도 소폭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JYP주가는 공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전 거래일 대비 20.31% 급락했다. 이에 이기훈 애널리스트는 “의도치 않은 외국인 공매도의 트리거(trigger·방아쇠)가 됐다”며 공식 사과하는 이례적인 일이 빚어졌다.
이 애널리스트의 해명에 실적악화 논란이 다소 누그러들자 JYP주가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JYP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탄탄한 아티스트 라인을 통해 실적 가시성을 확보했다”며 “트와이스는 일본정식데뷔 후 1년 만에 아레나 콘서트를 하는 등 일본 내 성장이 두드러지고 남성그룹 스트레이 키즈, GOT7의 성장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엑소(EXO) /사진=김창현 머니투데이 기자
◆ SM의 저력 ‘강력한 팬덤’ 엔터주에서 전통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SM(1조886억원)의 주가는 올 들어 36.26% 상승했다. SM은 풍부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4분기는 주요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기다.
우선 2013년 이후 매년 연간 앨범 판매량이 100만장을 상회한 엑소(EXO)가 컴백했다. 정규 5집 로 돌아온 완전체 엑소는 각종 글로벌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견고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동방신기도 내년 1월까지 일본투어를 진행하며 일본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러한 주요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빠르게 해외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신인 아티스트들도 SM의 강점으로 꼽힌다. 신인그룹 NCT 유닛인 NCT127은 지난달 12일 미국에서 컴백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후 다양한 미국 매체에 등장하면서 타이틀곡 ‘레귤러’ 뮤직비디오 영어버전 조회수는 900만회를 돌파했다.
또한 올 4분기에 중국인 멤버로만 구성된 NCT 차이나도 데뷔할 예정이어서 중국에서의 성장성도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효지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부터 연간 영업이익이 턴어라운드하고 내년부터 두자릿수 성장이 전망된다”며 “과거와 달라진 이익수준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역시 과거 대비 프리미엄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주력 자회사인 SM C&C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SM C&C는 광고사업부 광고집행 증가와 신규 광고주 영입 등으로 매출이 상승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 YG, 약점 극복할 ‘차세대’ 문제는 YG(6701억원)다. YG주가는 연초대비 28.85% 상승했지만 SM과 비교할 때 시총규모가 1조원이 되지 않고 올 3분기 영업실적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YG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빅뱅의 공백이다. 현재 빅뱅 멤버 중 승리가 남아 일부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는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YG의 주요 아티스트 라인업은 빅뱅의 공백으로 크게 약화됐다”며 “4분기 역시 유사한 수준이나 전체 라인업 해외투어로 실적은 3분기보다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팬덤 관리가 미흡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경쟁사들이 음반과 공연을 위주로 한 팬덤향 매출이 많은 반면 YG는 음원 매출 비중이 크다.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업계는 연말까지 YG에 대한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우선 YG는 여자아이돌그룹 블랙핑크의 솔로활동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국내 콘서트에서 발표하며 지난 12일부터 본격적인 솔로활동에 돌입했다.
한경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번 블랙핑크 솔로 프로젝트는 과거 빅뱅이 솔로, 유닛 활동을 병행하며 그룹 시너지를 냈던 전략과 유사하다”며 “블랙핑크의 글로벌 활동 계획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YG는 블랙핑크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메이저 파트너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블랙핑크는 유튜브 구독자수가 125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그룹 중 가장 많고 빌보드 차트에서 방탄소년단(BTS) 다음으로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팬덤이 비교적 약한 YG에서 블랙핑크는 국내 및 동남아를 중심으로 팬덤, 대중성을 모두 확보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