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NI는 선진국 수준인데 왜 월급인상은 집값상승을 못따라갈까요?"
지난 한해 서울 집값상승률(아파트·비아파트 포함)은 KB국민은행 조사 기준 3.68%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조사한 지난해 100인 이상 기업의 협상 임금인상률은 3.60%였다. 집값상승률과 임금인상률의 차이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정부가 역사상 최고규제로 불리는 '9·13 부동산대책'을 시행, 서울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제 국민이 느끼는 주거불안은 그대로라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통계를 보면 집값이 떨어진 곳이 많은데 일선 부동산현장을 가보면 현실과 다른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7일 오후 전세시세를 문의하려고 방문한 서울 용산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한두군데 급매물을 빼고는 다 전셋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용산은 지난 10월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 주간 전셋값이 0.04% 하락하고 집값상승률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0%를 기록했다.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기관이 발표하는 통계는 대부분 아파트를 기준으로 조사해서 현실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데 실제로는 아파트 역시 가격이 내리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보면 선진국 문턱인 3만달러 가까운 2만974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인당 GNI가 3만달러를 넘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3개국밖에 없다.
이렇게 소득은 늘고 집값은 안정됐다는 통계를 기준으로 정책설계를 지속할 경우 각종 사회불안이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의 '2018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전년동기대비 4.6% 상승한 474만8000원을 기록했는데 통계를 세분화해보면 ▲소득상위 20%(소득상승률 8.8%) ▲20~40%(5.8%) ▲40~60%(2.1%) ▲60~80%(-0.5%) ▲소득하위 20%(-7.0%) 등으로 소득이 적을수록 상승률도 낮았다.
서울 집값 역시 양극화가 심화됐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21.2% 오른 5억8739만원을 기록했다. 또 같은 서울이라도 ▲집값상위 20%(집값상승률 20.9%) ▲20~40%(17.2%) ▲40~60%(10.0%) ▲60~80%(3.8%) ▲집값하위 20%(3.3%) 순으로 고가주택이 많이 올랐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내집 마련보다는 투자나 재테크수단으로 변질돼 주거가치보다 가격가치가 높은 곳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임금인상률이 높아졌지만 자기 수준에 맞는 내집 마련은 현실적으로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조사한 '한국인의 행복함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은 자산보다 소득이 늘어날 때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나 주식보다 월급이 오르는 게 더 행복감을 높인다는 의미다.
김성아 전문연구원은 "2014~2016년 3년간 조사한 결과 성별이나 연령, 교육수준, 취업여부 등을 같은 조건으로 볼 때 가처분소득이 10% 증가하면 행복도가 0.052점 증가하고 순자산이 10% 늘어날 땐 행복도가 0.020점만 올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