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1위, KT&G를 이끄는 백복인 사장에 대한 수식어는 많다. ‘정통 KT&G맨’, ‘담배·인삼 전문가’, ‘마케팅 선구자’ 등이다. 그만큼 까다롭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런 단어만으로 지금의 백 사장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백 사장이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CEO 자리에 오르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KT&G가 가장 필요한 시기에 그 역할을 맡았고 결국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전자담배 ‘릴’(lil) 출시로 신화를 쓰더니 지난해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성공이 익숙한 CEO.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KT&G의 존재감이 백 사장의 지휘를 통해 비로소 반짝이기 시작했다.


백복인 KT&G 사장. /사진제공=KT&G
백복인 KT&G 사장. /사진제공=KT&G

◆4분기 ‘깜짝실적’… 취임 후 매출 ‘쑥쑥’
KT&G는 지난해 4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1조1058억, 영업이익 272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엇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이 22.1%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궐련형 전자담배 ‘릴’이 한몫했다. 릴은 2017년 출시 이후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KT&G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신제품을 잇따라 내놨다. 지난해 5월 릴 플러스 출시에 이어 10월 릴 미니, 12월엔 릴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제품군을 확장했다. 브랜드 마케팅과 디바이스 개발에 자금을 쏟아부어 시장점유율도 증가추세다. 지난해 4분기 KT&G 릴의 시장점유율은 61.9%로 전년동기 대비 2.3% 늘었다.

KT&G의 지난해 경영성과는 백 사장이 연임한 뒤 받은 첫 성적표이기도 하다. 1993년 입사 이후 전략·마케팅·글로벌·생산·연구개발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백 사장은 2015년 수장 자리에 올라 KT&G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1년까지 KT&G를 더 이끌게 됐다.


백 사장이 취임 후 집중한 것은 실적개선이다. 실제 백 사장이 취임한 이후 회사 매출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4년 KT&G의 연결기준 순매출은 4조1129억원, 영업이익은 1조1719억원이다. 이후 2015년엔 매출 4조1698억원, 영업이익 1조2659억원, 2016년 매출 4조5032억, 영업이익 1조3051억원, 2017년 매출 4조6672억원, 영업이익 1조4261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물론 지난해엔 매출 4조4756억원, 영업이익 90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1%, 22.2% 줄었지만 4분기 깜짝실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KT&G 관계자는 “중동 담뱃세 인상, 환율 영향 등으로 주력시장 판매량이 감소해 해외시장 매출이 감소했다”면서 “그럼에도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 실적은 신제품 출시, 유통망 확대 등으로 예상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백 사장은 해외 신시장 개척에도 힘썼다. 그는 흡연인구 감소 등으로 내수시장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늘 그 돌파구로 해외를 꼽았다. 글로벌 거점 확보를 위해 터키를 시작으로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에 현지 공장을 세워 가동 중이다. 중국·미국에 현지 영업망을 설치하기도 했다. 현재 KT&G는 전세계 50여개국에 담배를 수출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2017년 해외매출은 1조482억원으로 기존 최고치 9414억원(2016년)을 넘어선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해외 판매량 역시 최대다. 2017년 수출량과 해외법인 판매량을 합해 554억개비 판매를 돌파했다. 올해는 이보다 증가한 565억개비로 예상한다.

백 사장은 글로벌 수준의 브랜드 개발과 조직운영의 혁신을 통해 회사를 글로벌 ‘톱4’ 담배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해외 판매규모를 4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로 주력시장인 중동과 러시아 외에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진제공=KT&G
/사진제공=KT&G

◆‘정통 KT&G맨’… 금연 '규제 벽' 넘을까
백 사장의 이 같은 성과 배경에는 회사와 업무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깔려 있다. 오랜 실무 경험을 토대로 갈고닦은 현장 감각이 강점이다. 그는 해외 출장 시에도 단순 업무보고를 받는 것이 아니라 실무담당자들과 현지에서 마라톤 회의를 하는 등 발로 뛰는 현장형 CEO로 정평이 났다.

임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입 수능에 응시하는 임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직접 쓴 편지를 전달하며 응원에 나선 일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임직원 자녀에게 카드와 선물을 발송한 일화는 유명하다.

동시에 사회공헌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04년부터 2017년까지 KT&G가 사회공헌에 투자한 액수는 8600억원. 매출 대비 2.6%를 사회공헌 활동에 투자하고 있다.

백 사장은 그중에서도 특히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2017년에 시작한 청년창업 지원사업 ‘상상스타트업 캠프’가 좋은 예다. 공모를 통해 선발한 1기 예비 청년창업가 45명을 대상으로 14주간 창업교육을 무료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KT&G는 상상마당을 통한 문화공헌과 복지재단과 장학재단을 통한 소외계층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 안팎으로 백 사장이 받아든 성적표는 ‘A’. 취임 후 실적과 경영성과 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다. 올해도 KT&G 임직원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물론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금연문화 확산과 함께 조여오는 각종 규제의 벽을 넘어야 한다. 백 사장이 이를 극복하고 또 어떤 돌파구를 열어갈지 주목된다.

☞프로필
1965년생/ 영남대 조경학과/ 충남대 경영대학원/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위과정/ 1993년 한국담배인삼공사 입사/ 2011년 마케팅본부장/ 2013년 전략기획본부장/ 2015년 KT&G 사장(현)

☞ 본 기사는 <머니S> 제583호(2019년 3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