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쏘나타. /사진=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 /사진=현대자동차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치킨인가 갈비인가.” 누적관객수 1600만명을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극한직업에 나오는 대사다. 최근 국내 중형세단시장에도 이런 말이 업계 및 소비자들 사이에서 오르내린다. 현대자동차가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한 신형 쏘나타가 때문. 혁신적 디자인부터 모바일과 연계된 첨단기능까지 그동안 국내 자동차시장에 이런 중형차는 없었다.
◆ 지는 세단시장에 빛이 된 쏘나타

신형 쏘나타가 침체기에 빠진 국내 중형세단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왔다. 사전계약 5일만에 1만대를 돌파하며 SUV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에 중형세단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부진에 빠진 중형세단시장에서 현대차가 반전 카드를 꺼내들었다.

5년 만에 풀체인지된 신형 쏘나타가 지난 11일 사전계약 시작 후 5일 만인 지난 15일 계약대수 1만20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쏘나타 월평균 판매대수가 5000여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세단이 지고 SUV가 뜨는 형국이다. 국내 중형세단 산업수요는 지난 5년간(2014~2018년) 20만6753대에서 16만5905대로 약 20% 줄었다. 같은 기간 중형 SUV 산업수요는 18만4269대에서 21만2501대로 약 15% 늘었다.

현대차 영업사원 A씨는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난 11일 이전부터 고객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최근 SUV에 대한 문의가 많았지만 세단이 이렇게 관심을 받았던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형 쏘나타는 파격적 디자인, 첨단기능, 가성비 등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디자인 요소 중 하나인 히든라이팅 램프는 비점등 시 크롬 재질로 보이지만 점등 시 램프로 전환돼 빛이 투과되는 방식이다. 현대차의 첨단 기술이 투영된 디자인 혁신 요소로 라이트 아키텍처(Light Architecture)를 구현한다.


또한 현대 디지털 키(최대 4명에게 스마트폰으로 키 공유), 개인화 프로필(개인별 맞춤형 차량 설정), 빌트인 캠(차량 전·후방 영상녹화) 등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고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과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됐다.

이외에도 엔트리 트림부터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 유지 보조(LFA) ▲하이빔 보조(HBA) ▲운전자 주의 경고(DAW) ▲전방 차량 출발 알림 등 첨단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을 기본 장착됐으며 고급차에 주로 적용된 ▲전자식 변속버튼(SBW)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EPB) 등도 기본화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상품성을 갖추고도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해 어려운 시장상황에서 고객들의 빠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쉐보레 말리부. /사진=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 /사진=한국지엠
◆말리부·SM6는 회생 불가?

신형 쏘나타는 공개 당시부터 현대차 홈페이지가 일순간 마비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고 최근 사전계약 집계로 이를 입증했다. SUV에 가려졌던 중형세단이 부활의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하지만 신형 쏘나타에게 국환된 얘기다. 동급 차종인 한국지엠 말리부, 르노삼성자동차 SM6 등은 오히려 신형 쏘나타와 더 비교돼 반전을 꾀하기 더 힘들어졌다.
한국지엠은 2016년 4월 올 뉴 말리부 출시 후 약 2년7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부분변경 모델 더 뉴 말리부를 출시했다. 핵심 포인트는 연비에 초점을 맞춘 1.35 다운사이징 엔진의 첫 등장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6는 회사 내 주력 모델이지만 이미 출시 시점이 오래돼 노후화됐다. 세단시장이 침체와 함께 두 차종이 이렇다할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소비자들의 외면은 판매저하로 이어진다. 한국지엠의 쉐보레 말리부는 지난해 1만7052대로 전년 동기 3만3325대 대비 48.8% 감소했다. 올해 1~2월에는 2190대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6는 지난해 판매량이 2만4800대에 머물러 전년 동기 3만9389대 대비 37% 판매량이 줄었다. 올해 1~2월에는 22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9% 줄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말리부의 1.35 다운사이징의 경우 소비자들이 체감하는데는 부족하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속살(내부 요소)은 피부에 잘 와닿지 않는 부분”이라며 “다른 메이커(한국지엠, 르노삼성)는 모델 노후화로 신차 효과도 없는 상황에서 완성도 자체가 주목을 끌 정도로 파격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