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 2019 현장에서 스타디아를 통해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를 시연하는 구글 관계자들. /사진제공=구글
GDC 2019 현장에서 스타디아를 통해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를 시연하는 구글 관계자들. /사진제공=구글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는 유명 게임개발자들이 모여 자사 기술, 동향, 전망 등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축제다. 개발자에 초점을 맞춰 신작 발표나 게임전시를 지양했던 GDC는 기술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며 큰 변화를 맞았다. 일부 개발자는 자사 신규서비스를 공식발표하는 무대로 삼고 신생게임사를 설립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창구로 활용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게임시장을 흔들 글로벌 공룡들이 앞다퉈 흥미로운 소식을 전하며 전세계 게임팬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들려온 내용은 글로벌 게임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 겸 총괄매니저가 GDC 현장에서 스타디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구글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 겸 총괄매니저가 GDC 현장에서 스타디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구글


◆구글이 연 클라우드게임, 트렌드로
GDC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기업은 ‘구글’이다. 구글은 기존에 없었던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플랫폼 ‘스타디아’(STADIA)를 선보이며 전세계 게임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GDC 현장에서 공개된 스타디아는 지금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게임의 신기원을 예고했다. 스타디아는 25Mbps의 제한적인 인터넷 환경에서도 초당 60프레임으로 4K 화질의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플랫폼이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지금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게임이 실행되기 때문에 별도의 고용량 다운로드나 콘솔기기가 필요 없다. GDC 현장에서는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 겸 총괄매니저부사장이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를 시연하며 스타디아의 가능성을 검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GDC 현장에서 스트리밍서비스 ‘엑스 클라우드’(xCloud)를 공개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거대 서버를 통해 콘솔급 콘텐츠를 다운로드 없이 즐기는 스트리밍형태의 게임방식이다. 소니, 엔비디아, 밸브, 월마트도 스트리밍게임에 뛰어들며 글로벌게임시장이 재편될 조짐을 보였다.


존 리치텔로 유니티 최고경영자가 GDC 현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유니티
존 리치텔로 유니티 최고경영자가 GDC 현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유니티


◆언리얼 vs 유니티, 엔진의 진화
게임엔진을 서비스하는 글로벌기업들은 기술의 변화와 비즈니스모델을 공유했다. ‘포트나이트’의 개발사이자 ‘언리얼 엔진’을 만든 에픽게임즈는 GDC를 통해 ▲에픽 메가그랜트 ▲언리얼 엔진 신기술 ▲에픽 온라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에픽게임즈가 선보인 언리얼 엔진 4.22는 컴파일 시간을 단축하고 최적화를 통해 성능을 개선했다. 컴파일은 CHILL, COBOL, FORTRA 등으로 작성된 프로그램을 기계어로 번역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개발 과정 중 하나다. 레이 트레이싱, 나이아가라 시각특수효과(VFX) 향상, 홀로렌즈 스트리밍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돼 강력한 게임엔진의 등장을 예고했다. GDC 현장에는 관련 엔진을 적용한 두개의 리얼타임 데모가 공개돼 관람객의 호평을 받았다.

에픽 메가그랜트는 새로운 개발자 후원프로그램이다. 지원 자금은 총 1억달러(약 1132억원) 규모로 대상은 ▲게임 개발자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엔터프라이즈 ▲교육 ▲툴 및 오픈소스 개발자 등 5개 부문이다. 친구목록, 음성채팅, 업적 등 크로스 플랫폼 서비스에 필요한 프레임워크를 무료로 제공하는 에픽 온라인서비스도 공개됐다.


유니티는 GDC를 통해 제작, 운영, 수익화 등 세가지 분야에 걸친 비전을 제시했다. 제작부문에서는 유니티 차세대 엔진이 가져올 새 기능들을 대거 선보였다. 유니티 기반 콘텐츠 그래픽을 향상시킬 ‘경량 렌더 파이프라인’이 대표적이다. 성능의 제약을 받는 플랫폼에서도 고화질 및 빠른 랜더링 속도를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유니티는 엔진 최신 버전인 2019.1을 통해 구현할 예정이다.

유니티는 협업을 통해 서비스 영역도 확장할 계획이다. 비복스와 함께 채팅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삼성전자와 제휴해 플래그십 기기에서 게임구동 능력을 향상시킨 ‘어댑티브 퍼포먼스’를 지원한다. 개발자 수익화 지원프로그램 UDP도 오픈베타서비스 형태로 공개됐다.


에픽 메가그랜트. /사진제공=에픽게임즈코리아
에픽 메가그랜트. /사진제공=에픽게임즈코리아


◆콘텐츠의 시대, VR·AR 가능성은
매년 가능성만 높게 평가받던 증강·가상현실(AR·VR)은 올해 GDC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GDC를 통해 지난해 출시한 ‘아스트로 봇 레스큐 미션’을 소개하며 플레이스테이션(PS) VR을 통한 콘텐츠활용법을 제시했다.

시크릿로케이션의 경우 ‘VR과 영화의 내러티브’라는 강연을 통해 VR콘텐츠 ‘더 그레이트 C’의 몰입감을 설명했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용 콘텐츠 제작시 몰입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영화의 내러티브기법을 차용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현실과 동떨어진 VR콘텐츠를 익숙하게 표현하는 대안을 선보였다.

드래곤플라이의 경우 스팀VR을 통해 출시를 앞둔 ‘스페셜포스VR : 인피니티워’를 공개했다. 원작 스페셜포스를 통해 국내 1인칭슈팅(FPS)게임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드래곤플라이는 VR콘텐츠 개발사 리얼리티매직과 손잡고 특유의 슈팅감각을 가상의 공간으로 옮겼다.

텐더클로즈, 유니티, 마이크로소프트, 매직리프 등 주요 ICT기업의 개발진들은 AR과 혼합현실(MR)의 보완점 및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다. 가상의 물고기와 교감하는 탠더의 AR 애플리케이션(앱)과 유니티의 MARS 등을 사례로 제시하면서 머신러닝(기계학습)과 현실의 괴리, 기기 간 호환, 개인정보 문제 등 현안을 되짚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GDC를 통해 본 게임업계 트렌드는 콘텐츠”라며 “스트리밍게임이 큰 축을 이루고 게임전문 조직이 파편화돼 다양성을 추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6호(2019년 4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