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
25일 정부가 ‘WTO(세계무역기구) 내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를 선언하면서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은 지난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 농업 분야에 한정해 개발도상국 지위를 인정받았다. 현행 WTO 협정은 각국이 개도국임을 선언하면 관세·수입 쿼터·보조금 등에서 선진국과 특혜(우대조항)를 적용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UR 협상 당시 농업 분야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선언하되 다른 분야에서는 개발도상국 지위를 내세우지 않기로 했다”며 “당시 회원국들이 이를 인정해 지금까지 개발도상국 특혜를 누렸다”고 말했다.
WTO 내 각종 협약문에 명시된 개발도상국 특혜는 총 155개다. 핵심은 ▲농산물 관세 인하 폭 ▲관세 인하 이행 기간 ▲보조금 감축 규모 등이다. 나머지는 대부분이 기술지원, 절차상 편의 등으로 실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크지 않다.
농산물 관세를 내리고 보조금을 축소하면서 피해가 클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정부와 전문가들은 당장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를 선언했다고 해서 이런 특혜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
농업 분야 통상규범이 될 WTO 농업협상, 즉 도하개발어젠다(DDA)가 아직 타결되지 않았다. 정부가 현재 적용 중인 농산물 관세율과 국내 보조금 한도는 1995년 만들어진 ‘WTO 국별양허표’에 실려 있다. 즉 진행 중인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 이상 농산물 관세율 등이 현재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다.
또 현재 513%인 쌀 관세율이 이번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로 154%로 낮춰야 하고, 농업 분야 국내 보조금도 현재 1조5000억원 수준에서 7000억원대로 축소해야 한다는 것 역시 사실과 다르다. 산업부 관계자는 "1995년 WTO 국내 이행계획서에 따라 농산물 관세율과 농업 분야 국내 보조금을 2004년까지 10년간 감축한 것이 현재 관세율과 보조금 수준"이라며 "이는 차기 WTO 농업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농업 분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은 사실이다. 현재 DDA 협상이 19년째 교착상태에 빠져있지만 특정한 협상 동력이 생겨 DDA 혹은 새로운 농업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로 앞으로 이어질 협상 및 이행 과정에서 선진국 규범을 적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