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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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 가능성에 산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한국전력이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특례할인혜택 폐지를 비롯한 전기요금체제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업계의 우려 해소를 위해 정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 추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기료 인상은 산업현장의 생산성과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업계는 앞으로의 개편체계 추진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적자’ 한전, 전기료 인상 만지작


해묵은 전기료 인상 문제에 다시 불을 댕긴 건 최근 김종갑 한전 사장의 발언이다. 김 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시적으로 운영 중인 각종 전기요금 특례할인 제도를 연장하지 않고 새로운 특례할인은 원칙적으로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전은 전기차 충전 할인, 신재생에너지 할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할인, 주택용 절전할인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 같은 혜택을 모두 없애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한전이 지난해 각종 할인혜택 지원 명목으로 부담한 금액은 모두 1조143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전이 2080억원의 영업적자와 1조17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적자를 메울 수 있는 규모다.

문제는 전기차 충전, 재생에너지, ESS 충전 할인 등은 4차 산업혁명시대 선도를 위한 자동차·에너지업계의 인프라 구축과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뒷받침하는 지원책이라는 점이다. 할인제도가 전부 폐지될 경우 충전단가가 높아져 일반 소비자나 구매자들이 부담이 늘게 된다. 미래 모빌리티나 재생에너지 확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가 진화에 나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전이 한시적으로 적용해온 각종 전기요금 특례할인 제도에 대한 폐지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사장 역시 “한전이 일방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 추진에 대한 한전의 의지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 사장은 이전에도 “콩(원료)보다 두부(전기)가 더 싸다”, “전기소비와 자원배분 왜곡을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요금체계 개편을 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며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지난 7월 한전이 여름철 주택용 전기요금을 일시적으로 인하하는 대신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제도의 합리적 개선 ▲주택용 계절별·시간별 요금제 도입 등에 합의하고 전기요금 체계개편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기로 합의한 만큼 앞으로 특례할인제도를 포함한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산업용 요금도 수술대 오를듯

산업용 전기요금체제 역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사장이 특례할인 폐지를 언급한 자리에서 현행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전기요금체제 개편 대상 1순위로 꼽았기 때문. 그는 “산업용 경부하 요금과 농업용 할인 요금 조정은 국회 여야 모두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가장 먼저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군불 지피는 전기료 인상… 산업용 운명은?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은 전력사용이 가장 많은 여름철 기준으로 하루를 ▲경부하(23:00~09:00), ▲중간부하(09:00~10:00, 12:00~13:00, 17:00~23:00), ▲최대부하(10:00~12:00, 13:00~17:00) 시간대로 나눠 각기 다른 요금을 적용하는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적용한다. 각 구간별 요금은 광업, 제조업과 기타사업에 전력을 사용하는 계약전력 300㎾ 이상의 산업용(을) 고압B 선택Ⅱ 기준 ▲경부하 56.2원 ▲중간부하 108.5원 ▲최대부하 189.7원이다.
당초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는 이용률이 낮은 경부하 시간대 유입 요인을 둬 낮 시간대에 전력수요가 집중되는 것을 막고 기저발전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경부하 시간대 요금수준이 최대부하의 3분의1 이하에 그치다보니 저렴한 심야시간에 공장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면서 전력 과소비를 유발하는 요인이 됐다.

특히 전체 전력판매량 가운데 산업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반이라 전기요금 현실화를 위해선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이 전체 전력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7%에 달한다.

반면 산업계는 전기요금을 올릴 경우 원가부담이 상승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는 기간산업과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기료까지 올릴 경우 설비투자 위축, 생산 감소를 야기해 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10% 인상할 경우 국내 총생산은 주택용 전기요금을 올릴 때의 5.6배인 0.089% 감소하며 이 충격이 12분기(3년)가량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경부하 시간대 요금수준은 최소 15~30% 인상할 필요가 있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의 원가회수율이 주택용이나 농업용 등 다른 계약종에 비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경부하 시간대 요금 인상과 함께 최대부하 혹은 중간부하 시간대의 요금인하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