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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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선통신사업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추격자 화웨이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나가면 화웨이가 뛰어오면서 각축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5년 넘게 통신장비부문 세계시장 1위 자리 쟁탈전을 벌이는 사이 과거 ‘대륙 스마트폰’이라 조롱받던 화웨이가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올해 초 만해도 화웨이는 4분기 삼성전자를 넘어 세계 스마트폰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구글과의 신규 거래가 틀어지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내수시장의 힘으로 볼륨은 키웠지만 아직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삼성·화웨이 ‘격차 3.1%’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는 전세계시장에 총 78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시장점유율 21.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7230만대로 시장점유율 20.1%를 기록했던 것보다 출하량 590만대, 점유율 1.2% 상승한 수치다. 화웨이는 올 3분기 667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전체 시장의 18.2%를 점유했다. 전년 동기 5180만대(14.3%)보다 출하량이 1490만대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격차는 지난해 3분기 5.8%였으나 1년 만에 격차가 3.1%로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3분기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으나 IT·모바일(IM)부문은 선전했다. 이 기간 IM부문은 매출 29조2500억원, 영업이익은 2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갤럭시A 시리즈의 판매 호조와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익성도 개선돼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화웨이는 미국정부의 수출 제재 타깃이 되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료=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자료=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하지만 화웨이는 중국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성장세를 이어갔다. 제재가 시작된 2분기 화웨이가 주춤하며 두 기업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5.1%까지 벌어졌으나 불과 3개월 만에 3.1%로 좁혀졌다. SA는 “화웨이가 북미, 서유럽 등 규제로 인해 매출 확대가 불확실한 지역보다 자국인 중국에서 몸집을 불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물량뿐만 아니라 매출액으로도 삼성전자를 맹추격 중이다. 글로벌 스마트폰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772억6200만달러(20.8%)에서 지난해 731억2400만달러(18.9%)로 하락하며 20%선이 무너졌다. 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매출은 2017년 286억5500만달러(7.7%)에서 지난해 464만6800만달러(12%)로 5%가량 크게 성장했다.

과거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단말기가 가격을 앞세운 중저가시장을 집중 공략했다면 최근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도 적극 뛰어든다. 특히 지난해 플래그십인 메이트 시리즈와 노바 모델이 중국 외에서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화웨이는 구글과 신제품 관련 거래를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고 5G 기지국시장에서도 각종 이슈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이는 삼성전자를 올해 안에 넘어서지 못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 5G로 역전 노리는데… 만만찮은 삼성

화웨이가 LTE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무섭게 추격 중이지만 5G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화웨이도 이를 의식한 듯 4분기 삼성전자를 뛰어넘겠다는 전략을 수정했다. 다만 중국 내수시장을 탄탄하게 다진 후 5G시장에서 역전한다는 목표는 숨기지 않고 있다.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은 지난 4일 “5G는 거대한 시장이며 승자가 되고 싶다면 우리의 파트너가 돼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기지국 장비와 스마트폰시장에서 모두 삼성전자를 뛰어넘겠다는 속내다.

화웨이는 지난달까지 전세계에서 65건의 5G 장비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의 7건보다 9배 이상 많다. 여기에 중국정부도 지난 1일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중국의 통신3사는 2020년부터 10년간 300조원을 5G시장에 쏟아부을 계획으로 이번 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역시 화웨이가 유력하다.

하지만 백도어 논란이 발목을 잡는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자국 내 중소 통신사가 화웨이 장비 사용시 정부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때문에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5G 도입을 계획 중인 국가가 삼성전자로 시선을 돌리는 추세다.

5G 단말기시장은 당분간 삼성전자의 일방적인 우세가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갤럭시S10에 5G 기술을 접목했다. 하반기에도 갤럭시노트10, 갤럭시 폴드, 갤럭시A90 등 5G 단말기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기술 노하우를 축적 중이다. 반면 화웨이는 메이트20X 5G에서 처음 관련 기술을 스마트폰에 도입했고 지난 9월에서야 메이트30에서 본격적으로 5G를 탑재했다.

화웨이 최초의 5G 스마트폰 메이트20X 5G. /사진=로이터
화웨이 최초의 5G 스마트폰 메이트20X 5G. /사진=로이터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에서도 화웨이에 사실상 판정승을 거뒀다. 갤럭시 폴드는 지난 9월 국내에서 최초 출시된 이후 각국에서 매진 행렬을 기록했고 오는 8일에는 중국시장에도 정식 출시된다. 반면 메이트X는 오는 15일 중국 내수시장에만 출시될 예정이다. 허강 화웨이 컨슈머디바이스부문장은 “메이트X의 물량이 중국시장 수요도 충족하기 어려워 해외시장에서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설명과 달리 업계에서는 구글의 서비스를 탑재하지 못해 해외시장에 선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신장비업계 관계자는 “5G가 화웨이는 물론 삼성전자에도 기회를 제공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상하이 난징둥루에 초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이며 5G 단말기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단말기부터 기지국 장비까지 5G 관련 시장을 적극 개척 중이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중국 5G 단말기시장에서 점유율 29%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화웨이는 9.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글로벌시장에서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유리한 요건을 갖췄다. 화웨이보다 5G시장 선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한발 앞선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