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K이노베이션 |
지난 27일 SK 울산CLX 내 VRDS 공사현장에서 만난 문상필 SK에너지 공정혁신실장의 말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2) 규제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유황 선박연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날 방문한 SK 울산CLX 내 VRDS 공사현장에는 전체 공정에서 가장 큰 설비인 반응기(리액터)에 연관 공정을 연결하는 배관작업과 계기·보온재 설치 등 막바지 작업으로 분주했다. 반응기는 VRDS의 원료라 할 수 있는 감압 잔사유로부터 황을 제거하는 설비로 VRDS 공장의 핵심이다.
그간 국내 정유사 중 저유황유 생산 공정을 갖춘 곳은 없지만 SK에너지는 2017년 11월 약 1조원 투입을 통해 SK울산 CLX 내에 VRDS 건설에 돌입하며 일찌감치 IMO 2020에 대응에 나섰다.
막바지 공사작업을 거쳐 시험가동을 마친 후 내년 3월부터는 일 4만 배럴에 이르는 저유황유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문 공정혁신실장은 “내년 1월까지 공사를 마무리 한 뒤 최종점검을 거쳐 3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예정보다 3달 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SK에너지는 VRDS 가동 효과 극대화를 위해 ▲엄격한 안전·보건·환경(SHE) 관리, ▲설계/구매/건설 기간 단축, ▲완벽한 품질관리 실행 등을 통해 완공 시점을 앞당겼다.
내년 시행되는 IMO 2020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해운규제로 꼽힌다. 규제에 따르면 해상에서 배출하는 SO2 배출량 저감을 위해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유의 황 홤량이 기존 3.5% 미만에서 0.5% 미만으로 대폭 강화된다. 이에 따라 선박유 시장은 기존 벙커씨(B-C)유 등 고유황 중질유 수요가 축소되고 저유황 중질유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SK에너지가 건설 중인 VRDS는 고유황 중질유를 원료로 0.5% 저유황 중질유, 선박용 경유 등 하루 총 4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수 있어 IMO2020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설비로 알려 져 있다.
시장에서는 친환경 저유황 연료유 사업이 최근 유가 변동성 확대 및 글로벌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 온 SK에너지 석유사업에 새로운 성장과 수익 창출을 위한 확실한 구원 투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에 부착하는 탈황 설비인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박들은 변동없이 고유황 중질유를 사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 대비 설치 추세가 더뎌 저유황 중질유 공급 부족 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에너지는 석유제품 수출 전문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과 협업해 일찌감치 내년 수요 확대를 감안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SK에너지의 VRDS는 배터리, 소재 사업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사업 확장을 목표로 시행 중인 ‘그린 이노베이션’ 전략을 구체화 시킬 사업 모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기자간담회에서 환경분야 부정효과를 상쇄하는 ‘그린 밸런스’ 전략을 밝힌바 있다.
SK에너지는 VRDS 설비의 성공적인 상업 가동을 시작으로 사업 특성 상 불가피하게 마이너스로 산정된 사회적가치를 상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가 생산하게 될 황함량 0.5% 저유황중유는 기존 3.5%인 고유황중유 대비 황함량이 1/7에 불과하다. 고유황중유를 저유황중유로 대체하면 황산화물 배출량은 1톤 당 24.5KG에서 3.5KG으로 약 86% 감소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VRDS를 기반으로 IMO2020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동시에 동북아 지역 내 해상 연료유 사업 강자로 도약할 것”이라며 “친환경 그린 이노베이션 전략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을 지속 개발해 DBL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