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 한국도키멕·아이티켐 선정 논란
중기부 논란 인지… 두 기업에 '일본 지분'에 대한 사전 소명 

[단독] 日주주 지분 '한국도키멕·아이티켐'… '강소기업' 선정 논란
‘182억원’의 나랏돈이 투입된 국산화 사업.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일본 아베정권의 무역보복 조치에 대응해 만든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1차로 발표된 강소기업 55개사 중 일본기업이 단일 최대주주인 업체가 있는가 하면 일본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는 업체도 포함돼서다. 일본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도를 키우기 위해 거액의 정부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인 만큼 논란이 크다.
◆일본기업 최대주주… 한·일합작회사 포함

중기부는 지난 9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 일환인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에 1차 선정된 55개사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일본에 대응해 기술 자립도를 높여 나갈 작지만 강한 업체들로 ▲부품 22개(40%) ▲소재 17개(31%) ▲장비 16개(29%) 등을 각각 선정했다. 기술 분야로는 ▲전기·전자 16개(29.1%) ▲반도체 10개(18.2%) ▲기계·금속 8개(14.5%) ▲디스플레이 8개(14.5%) ▲자동차 7개(12.7%) ▲기초화학 6개(10.9%) 등이다. 선정된 강소기업에는 R&D, 벤처투자, 사업화 자금, 연구인력, 수출, 마케팅 등 5년간 최대 182억원이 지원된다.

[단독] 日주주 지분 '한국도키멕·아이티켐'… '강소기업' 선정 논란
이 가운데 기계·금속부문에서 선정된 유·공압기기 전문 제조업체 ‘한국도키멕’은 1998년 일본 ‘Tokyo Keiki’(도쿄계기)로부터 투자를 받아 설립된 한·일 합작회사다. 조홍래 현 이노비즈협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563억6836만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도키멕의 단일 최대주주는 일본 도쿄계기다. 도쿄계기는 한국도키멕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한국도키멕 지분 28.57%를 보유하고 있다. 조홍래 대표 지분 14.29%와 조 대표 부인인 윤경화씨 지분 15.50%, 조 대표 아들인 조현우씨 지분 0.86%를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은 30.65%이며 기타 주주 23.64% 등이다.


감사보고서에서도 도쿄계기는 한국도키멕의 특수관계자로 돼 있다. 특히 한국도키멕에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로 기재됐다. 한국도키멕이 일본 도쿄계기의 지배력을 강하게 받는 회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배경 때문인지 한국도키멕의 도쿄계기와의 거래 내역을 보면 매출에 비해 매입액이 월등히 높다. 2017년 한국도키멕이 도쿄계기로부터 올린 매출은 6억4697만원인 반면, 매입액은 42억1287만원으로 7배 많았다. 지난해 역시 매출은 8억498만원에 불과했으나 매입액은 40억8846만원으로 5배 많았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도쿄계기는 한국도키멕으로부터 지난 2년간 2600여만원의 배당금도 챙겼다.

한국도키멕 측은 “도쿄계기가 지분만 있을 뿐 경영권 행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도쿄계기와는 부품 수입과 수출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 자회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국도키멕 관계자는 “회사 설립때 도쿄계기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지분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나머지 지분은 실질적으로 모두 우호적 지분”이라면서도 “내부적으로도 일본 지분을 낮추는 방안을 준비 중이며 일본 측과도 몇 년 전부터 협의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자회사도 아니고 경영에 관여하는 사실도 없다”고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업체는 한국도키멕 뿐이 아니다. 전기·전자 부문의 아이티켐도 일본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광학기기 제조사 코니카미놀타의 코니카미놀타케미컬은 지난해 기준 아이티켐 우선주 9만2001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분율은 30.87%에 달한다.

아이티켐 관계자는 “지분이 있다고해서 경영권을 침해받는다거나 회사에 수직계열화 되는 등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독자적인 연구개발과 생산, 영업하는데 제약이 없기 때문이 (일본 지분이 있다는 것을) 우려할 순 있지만 염려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이티켐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2014년 12월 코니카미놀타케미컬과 업무제휴를 맺었다고 명시하고 있다. 코니카미놀타가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경영권 행사 능력은 없지만 일본 무역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일본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회사가 선정된 것은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기부 사전 논란 인지… 평가 방식 문제없나

업계 내부에선 중기부 평가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55개 강소기업 중 이노비즈협회 소속 업체가 93%인 51개나 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즉 이노비즈기업을 회원으로 하는 경제단체로 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회원사만 1만8000여개에 달한다. 한국도키멕 대표인 조홍래 이노비즈협회장은 지난 2월 제9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 대응해 만든 정책 지원에 한·일합작회사가 포함된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중기부도 이 같은 논란을 인지하고 심사 당시 한국도키멕과 아이티캠에게 일본 지분에 대한 소명 자료를 추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 관계자는 “두 회사로부터 해당 부분에 대한 소명을 받았고, 일본기업 지분이 있긴 하지만 일본으로부터 실질적인 지배력을 받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두 회사 역시 일본 지분을 줄여나갈 계획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노협회와 심사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어떠한 연관성도 없다”며 “(평가 기간 동안)해당 기업이 이노협회 기업인지 아닌지도 알 수 가 없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중기부 국회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산자위) 의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의락 산자위 여당 간사(더불어민주당·대구 북구을)는 “강소기업 55에 일본 지분이 포함된 기업이 있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일본 지분이 있다고 해서 일본 기업으로 봐야하는지에 대한 부분은 더 들여다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기선 산자위 야당 간사(자유한국당·강원 원주시갑)도 “우리 기업이 일본에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해서 투자를 했거나 하면 의미가 있지만 실질적인 자회사 형태로 일본 기술을 그대로 접목시킨 기업이라고 하면 의미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두 기업의 자격에 대해 면밀이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강소기업 100’에는 모두 1064개 기업이 신청했고 이 중 300개 기업이 1차 서면평가를 거쳐 최종 55개사가 선정됐다. 중기부는 나머지 45개사를 내년 추가 공모를 통해 채울 계획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4호(2019년 12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