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권일용.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이 연쇄살인범들을 마주한 경험을 털어놨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전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정남규, 유영철, 강호순 등의 연쇄살인범들을 프로파일링한 경험담을 얘기했다.

권일용은 연쇄살인마 강호순을 언급하며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아주 짧은 순간에 사람을 통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호순을 만났을 때, 내가 의자에 앉기도 전에 '물이라도 떠와야 나랑 얘기하지 않겠냐'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 순간 물을 갖다 주면 입장이 바뀌는 것"이라며 "'나 지금 물 주려고 온 사람 아니다, 물은 내가 필요할 때 줄 게'라고 답했다. 이런 얘기가 팽팽하게 오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일용은 "강호순이 굉장히 말을 잘하고 자기 포장을 잘한다"고도 말했다.

연쇄살인마 정남규 모습.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연쇄살인범으로는 정남규를 꼽았다.
정남규는 지난 2004년 서울 이문동에서 행인을 흉길로 찔러 살해하는 등 2004년 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모두 24건의 강도상해 및 살인 등을 저질러 13명을 숨지게 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그는 지난 2007년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형이 집행되지 않다가 2009년 서울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남규는 당시 자신의 노트에 "현재 사형을 폐지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요즘 사형제도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덧없이 왔다가 떠나는 인생은 구름 같은 것이다"는 알 수 없는 내용의 유언을 남겼다.

권일용은 "퇴직 전에 960명 이상의 범인들을 만났지만 정남규와의 대화에서는 정말 등골이 서늘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남규는 자기가 살인 범죄를 저지를 때를 얘기하면서 표정이 그 당시로 돌아가 있었다"며 "너무 화사하게 웃으면서 살인 당시의 느낌을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서 프로파일러로 활동했던 권일용은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파일러다. 그는 지난 2004년 유영철 사건 심리분석, 2006년 정남규 사건, 2009년 강호순 사건 등 국내 주요 강력 사건 해결에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