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 놓인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오비맥주의 ‘카스’./사진=뉴스1
카스냐 하이트냐.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승자는 누구일까. 맥주 업계 1, 2위를 다투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이 점유율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두 업체는 모두 같은 닐슨코리아 자료를 인용했지만 통계 기준을 ‘매출액’으로 둔 오비맥주와 ‘판매량’, ‘출고량’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하이트진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
‘점유율 논란’은 오비맥주의 선전포고에서 비롯됐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27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의 분석자료를 토대로 자사 제품군이 전체 시장의 49.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쟁제품인 하이트진로의 ‘테라’ 출시 이전과 대동소이한 수치로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25.3%에 그쳤다. 소매시장별 브랜드 점유율은 오비맥주 ‘카스’가 36%, 테라 6.3%, 칭따오 4.1%, 하이테켄 3.7% 순이다. 매출 기준으로 점유율을 산정한 수치다. 

하이트진로는 즉각 반박했다. 지난 10일 ‘주류 용량’을 기준으로 자사의 지난해 소매시장 점유율이 30%를 돌파한 반면 오비맥주 점유율은 줄었다는 자료를 냈다. 역시 닐슨코리아 자료를 인용한 해당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맥주 소매시장에서 주류판매용량 기준 오비맥주의 점유율이 2018년 49.5%에서 지난해 48.9%로 낮아졌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26.9%에서 30.8%로 높아졌다고 했다. 업계 3위 롯데칠성음료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6.1%에서 4.3%로 낮아졌다. 


소매 판매 용량 역시 오비맥주는 전년보다 6.9% 감소한 4억1925만L로 집계된 반면 2위인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주류 판매 용량은 2018년보다 8% 증가한 2억6412만L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공개한 주류 용량을 기준으로 한 브랜드별 점유율은 오비맥주 카스가 36%, 하이트의 필라이트(11.6%), 하이트(7.3%), 테라(7.2%) 순이었다. 

하이트진로는 매출을 기준으로 한 통계는 제품 단가 차이, 회사별로 상이한 가격인상, 저가 발포주 등이 반영 돼 실제 판매와 상이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오비맥주는 지난해 일시적으로 카스 출고가를 인상했고 테라와 하이트는 출고가를 동결한 바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의 출고가 인상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았고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발포주는 맥주 시장 점유율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류 용량을 기준으로 보면 맥주가 아닌 필라이트가 테라, 하이트보다 점유율이 높아 주객이 전도된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맥주 시장의 점유율을 선점하는 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라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끝나는 데다 주류 고시 개정에 따른 주류 리베이트가 금지된 이후 처음 맞는 시기인 만큼 점유율 경쟁이 더 냉정해지고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산업은 한번 점유율이 고정되면 오랜 기간 두드러진 지각변동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지난해 하이트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인한 주류 업체들의 가격, 점유율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