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가 세계보건기구(WHO) 재정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앞다퉈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WHO를 지지하면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각국이 더욱 단단히 뭉쳐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15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극히 유감스럽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통제하고 완화시키려면 WHO의 역할과 도움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라며 "이런 순간에 나온 결정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유럽 각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중단이 때에 맞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에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남 탓은 도움이 안된다. 우리는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긴밀히 하나가 되어 협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스 외무장관은 트럼프를 향해 "우리에게 있어 최선의 투자는 국제연합(UN), 특히 자금부족을 겪고 있는 WHO같은 국제기구에 대한 투자다"라고 지적했다.
스위스 연방보건국은 "WHO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국제기구이자 국제 협력의 구심점"이라고 밝혔고 시몬 코베니 아일랜드 외무장관 겸 부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충격적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영국도 WHO의 국제적 역할을 강조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영국의 입장은 앞으로 절대 WHO에 대한 분담금 지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 세계에 대한 도전이며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서 싸워야 할 때이다. WHO는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구심점이며 방역 대책을 이끌어가는 주체이다"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핀란드도 미국의 결정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핀란드의 페카 하비스토 외무장관은 미국의 결정에 대해 "가장 큰 후퇴"라고 단정하고 "지금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야말로 WHO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핀란드 STT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특히 핀란드 정부는 이 날부터 WHO에 대한 분담금을 2015년 수준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 총 600만달러(약 73억원)로 올린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WHO와 대립각을 세운 도화선이었던 중국 정부도 비판에 가세했다. 중국 외교부의 자오리젠 대변인은 미국이 WHO에 대한 의무를 완전히 이행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체 흐름에서 현재 결정적인 단계에 처해있는 마당에 미국의 결정은 세계 전체에 충격을 가하리라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잘못 대응하고 은폐하는 데 있어 WHO의 역할을 검토할 것"면서도 "이 검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WHO에 연간 4억~5억달러(약 4864억~6080억원)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적은 돈을 지원하는데 WHO가 중국에 편향적"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