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미 군사연합훈련 축소 지시를 비판했다. 사진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 연습 첫날인 지난 17일 경기 동두천시 주한미군 기지에서 미군 차량들이 대기 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한·미 군사연합훈련 축소 지시를 내린 것에 대해 자국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훈련 축소 지시는 큰 실수라는 의견이 다수다.

미 정치권, 여·야 가리지 않고 트럼프 지시 비판

미국 정치권 내 여당, 야당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미 군사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대해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2월26일(현지시각)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미국 뉴욕주 채퍼콰에서 열린 미 하원 감독위원회의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 조사 증언에 출석한 모습. /로이터=뉴스1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17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미국의 정책을 캐나다나 오만보다 북한과 러시아에 더 우호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지금 농담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집권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X에 "(한국은) 70년 넘게 굳건한 군사동맹"이라며 한·미 훈련 축소가 북한군에 여력을 만들어줘 결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미 훈련 축소는 북한군이 러시아군을 도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납치·고문, 성폭력, 살해 등에 가담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주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도 이번 일에 대해 "과거보다 더 큰 실수"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이 미국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18일 미국 MS NOW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당시 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도 없이 비용이 많이 들고 도발적이라는 이유로 이른바 '워게임(한미 연합훈련)'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며 "김 위원장 주장에 동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이 스스로 내준 대가 없는 양보였다"며 "그때도 실수였고 지금은 훨씬 더 큰 실수"라고 덧붙였다.

미 민주당 내에서도 거센 비난이 제기됐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갔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이란전에 참여하지 않은 동맹국 한국을 문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인 의원은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가 우리 동맹인 한국에 있다고 결정했다"며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앙적인 이란전에 가담하지 않는 현명한 판단을 내렸을 뿐이다. 김정은으로선 최상의 거래"라고 전했다.

도마 위에 오른 '트럼프 표' 독단 외교

미 안보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한미 군사연합훈련 축소 지시가 대가 없는 양보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지난달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 해안에서 어린이를 구조한 구조대원과 어린이를 접견한 모습. /로이터=뉴스1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군사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대해 "동맹과의 체계적인 협의나 전략적 계산 없이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일방적인 양보를 내주는 즉흥적 외교 스타일"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지시로 인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제공되는 대가 없는 양보이자 실수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한·미 군사연합훈련 축소 지시로 인해 적대국(이란 등)에 대한 미국의 집행 의지가 약해졌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대해 "동맹국인 한국에 그릇된 신호를 보냈다"며 "동시에 대외적으로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성을 크게 흔들었다"고 보도했다. 미 상원 군사위 소속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연합훈련을 가볍게 축소했다"며 "적대국은 물론 주요 동맹국들에 '미국의 안보 공약과 동맹 관계는 언제든 거래나 협상이 가능한 가벼운 것'이라는 치명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