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여성 성착취 영상을 제작·배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으로 알려진 ‘부따’ 강훈이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포토라인에 서 얼굴을 공개했다. 자신의 한 짓이 창피한 지 고개를 숙인 강훈은 “죄송하다.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혐의 인정하느냐” “미성년자로서는 처음 신상공개 됐는데 부당하다고 생각하느냐” “죄책감은 느끼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강훈은 텔레그램에서 ‘부따’라는 대화명을 쓰며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의 유료회원을 모집하고 범죄수익금을 조주빈에게 전달한 혐의 등을 받는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등 혐의다.
신상공개된 10대 첫 사례… 가능했던 이유는?
경찰은 "강훈이 조주빈의 주요 공범으로 박사방 참여자를 모집하고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데 적극 가담했고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훈의 인권과 가족, 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피해 등의 공개 제한 사유 특히 미성년자인 강훈이 신상공개로 입게 될 인권침해에 대해서 심도 깊게 논의했다"며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해 신상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훈은 신상공개 결정 후 2시간여 뒤 서울행정법원에 신상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청인(강훈)의 행위는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가진 중대한 범죄"라며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신청인의 명예, 미성년자인 신청인의 장래 등 사익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하므로 피의자인 신청인의 신상을 공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민법(제4조)에서는 '사람은 19세로 성년에 이르게 된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경찰은 성폭력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청소년의 기준이 되는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강훈이 신상공개 대상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성폭력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25조는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면서도 피의자가 청소년보호법 제2조제1호의 청소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덧붙인다. 다만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을 '만 19세 미만인 사람'으로 규정하고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1일이 지난 사람은 제외한다고 명시했다. 2001년생으로 다음달 생일을 맞는 강훈은 만 19세가 되기에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는다.
'박사방’ 유료회원, 지켜봤기에 '죄'
‘박사방’은 무료방부터 20만원, 70만원, 150만원인 방, 그리고 가장 고액방으로 보증금을 포함해 300만원이 넘는 '위커방'으로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 성범죄를 인지하면서 이를 지켜본 유료회원들에 대한 사회적 비난도 만만찮다.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이날 "조주빈과 공범들의 전자지갑 거래내역 등을 분석해 유료회원 10여명을 추가로 특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3일 유료회원 30명을 입건했고 이날 10명을 더 특정해 총 40명을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유료회원 40명 중 20~30대가 가장 많았다. 미성년자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암호화폐 거래소와 구매대행업체를 압수수색해 박사방과 관련된 유료회원들의 거래내역을 분석하며 수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