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선수와 대한체육회 조사관의 통화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 납골당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선수의 마지막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8일 YTN 보도에 따르면 최 선수는 지난달 25일 훈련을 마친 뒤 대한체육회 조사관과 대화를 나눴다. 음성파일에는 가해자 측이 반박 증거를 냈다는 소식에 추가 증거가 없다며 낙담하는 듯한 최 선수의 목소리가 담겼다.

최 선수는 당시 "저희한테 항상 비행기 값이라고 돈을 걷어갔지 훈련비로 쓸 거라는 말을 한 적도 없었다. 알고 보니까 (경주)시청에서 비행기 값을 다 대줬었다"고 말했다.


조사관이 "다른 선수들은 진술서를 저쪽(가해자 측)에서 다 받았더라. 반박할 증거가 있다면 그걸 보내 달라"고 하자 최 선수는 "지금 저희한테 그런 게 없다"고 답했다.

조사관이 "기소라든지 불기소 의견 통지받은 거 있으면 그걸 보내라"라고 하자 최 선수는 "대구지검으로 넘어간다는 그 연락밖에 안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후에도 조사관은 최 선수에게 "언제부터 언제까지 몇 회에 걸쳐 얼마를 입금한 것을 정리해서 달라" "비행기 값이라고 해서 보내준 부분에 대해서 추가 증거 자료가 있으면 보내라"라고 요청했다.


통화 초반 피해 사실을 열심히 설명하던 최 선수는 통화가 이어질수록 힘이 빠진 목소리로 답했다.

끝으로 조사관이 앞으로 자주 통화해야 한다고 당부를 전할 때도 최 선수는 힘없이 "네"라고만 말했다.

최 선수 동료는 "경주(시청 측)에서 변호사를 사고 다 부인하고 있다는 말을 (최 선수가) 들었다고 하더라.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대한체육회 측은 "지난 4월8일 처음 진정서를 받았을 때는 폭행 녹취록이나 입금 기록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사망 나흘 전 비로소 이 증거들의 존재를 알게 돼 관련 자료를 요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라이애슬론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인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에 있는 숙소에서 자신을 괴롭힌 이들에 대한 죄를 밝혀달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