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2015.11.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의료기관이 폐쇄병동에 입원한 환자의 휴대전화를 일괄적으로 압수하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정신의료기관 병원장에게 입원환자의 휴대전화 사용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전문의 판단을 거쳐 치료 목적에 한해 최소한으로만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2019년 12월 A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한 B씨는 병원이 휴대전화 등의 개인소지품을 모두 압수해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등의 사유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환자의 통신과 면회의 자유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시에 의해 치료 목적으로만 제한할 수 있고, 제한하는 경우라도 제한 사유와 기록을 진료기록부에 작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에서 B씨의 진료기록에 통신 제한의 사유와 내용이 전혀 기재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아울러 A병원이 폐쇄병동에 입원하는 환자들의 휴대전화를 일괄적으로 제출받아, 가족과 통화할 때에만 간호사실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는 점도 파악됐다.


인권위는 "개별적인 전문의 지시 없이 일률적으로 환자들의 통신을 제한하고, 관련 기록을 작성하지 않은 행위는 정신건강복지법을 위반해 헌법에서 보장하는 사생활의 자유,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인권위는 B씨가 화장실이 없는 병실에 격리됐으며 병원이 그대신 페트병과 작은 유아용 좌변기를 지급했다며 진정을 제기한 점에 대해서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미 인권위가 유사 사건에 대해 권고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4월 인권위는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차폐시설(가림막)이 있는 화장실 설치 등 보호실의 구조와 설비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다만 인권위는 B씨 사건과 관련해, 낮 시간대에는 환자가 격리실 밖으로 나와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 병원 측의 주장에 대해 "야간이라도 격리실 내에서 차폐시설이나 환기시설 없이 간이 용변기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환자의 존엄성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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