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강수련 기자 = "수술 날짜가 연기되면 어떻게 하죠?"
2차 전국의사총파업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만난 50대 여성 김명순씨(가명)는 불안감을 호소했다.
김씨는 다음달 갑상선 관련 수술을 앞두고 마지막 검진차 병원에 들렀다. 김씨는 "오늘부터 의사들이 대거 파업에 들어간다고 들었다"며 "평소보다 진료 대기 시간도 길어진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괜히 불안하다"고 전했다.
김씨를 제외하더라도 의료공백을 우려하는 시민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전공의들과 전임의들이 파업에 나선 상황과 달리 이날 서울대병원은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시민들도 가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QR코드 인증 또는 진료증을 보여줘야 입장이 가능했다. 고령층의 시민들 가운데 진료증이 없는 이들은 익숙지 않은 QR코드 인증 방법을 배우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이날 내과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문정란씨(60대)는 "이런 식으로 생각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평소보다 오래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소속 전공의와 전임의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업무와 필수 의료 업무를 하지 않는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한 상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현재 전공의가 505명, 전임의가 327명 있는데, 중환자실과 응급실,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인력을 제외한 대다수가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오늘 같은 경우는 병원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파업에 대해 알지 못하다가 병원 내부에서 의사 파업 관련 자료를 받고 나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파업에 참여한 의사들은 피켓 시위와 관련 자료를 배포했다.
A4용지 한 장 분량의 자료에는 "국민과 환자분들께 불편함을 끼쳐드려 송구스럽다. 저희 서울대병원 의사들은 정부의 요청 이전부터 항상 코로나19 진료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문구와 함께 의사파업과 관련한 질의응답 4개가 담겨있다.
이 자료를 받고 당황한 모습을 보이던 60대 남성은 의사파업에 대한 의견을 묻자 "오늘 진료를 못받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 남성은 "저번에 파업을 한 번 했다는 뉴스를 봐서 끝난 것인 줄 알았는데, 오늘도 파업할 줄은 몰랐다"며 "진료를 받을 수 있긴 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도 환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20일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간암환자 조모씨(70)는 "전공의들의 얼굴을 전혀 볼 수 없어 불편하다"고 했다.
그는 "입원한 지 20일이 됐는데 이전에는 전공의들이 아침, 저녁으로 회진을 왔는데 지금은 교수들이 아침 회진 정도만 온다"며 "교수들보다 전공의들한테 앞으로의 치료 계획 등 자세한 얘기를 더 많이 듣는 데 불안하다"고 걱정했다.
3층 쉼터에서 만난 조모씨(60)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불안하다. 지난 토요일에 입원 예정이었는데 미뤄져서 월요일에 입원했다"며 "이런 점 말고 지금 당장 불편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와 달리 진료공백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앞에서 만난 장모씨(25)는 "검진 예약이 변경되지 않아서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며 "대기 중인 환자 수도 평소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3층 편의점 앞에서 만난 50대 여성도 "호흡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으러 오는데, 예약 변경도 없었고 불편한 점은 없다"고 말했다. 소화기내과 앞에서 만난 최모씨(20대)도 "평소랑 똑같다. 진료공백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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