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동훈 검사장이 지난달 29일 서울고검에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고검은 이 사건을 일단 감찰사건으로 직접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중인 정진웅 검사의 모습.(서울중앙지검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이후 두번째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27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도 친정부 성향이라 평가되는 인물들이 승진하거나 영전했다. 문제는 각종 논란을 빚어 검찰 내부에서도 감찰을 받는 인물들조차 인사상 혜택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중간간부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맡았던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52·29기)이다. 정 부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정 부장검사는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육탄전을 벌여 서울고검에서 감찰을 받고 있다. 서울고검은 정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피의자로 전환되면 고검이나 법무연수원으로 빼는데 (승진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추 장관은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며 법무연수원으로 좌천시켰다.

감찰을 받고 있는 두 검사에 대해 친정부 성향으로 꼽히는 검사를 승진시키고, 다른 한 명을 좌천시키는 전혀 상반된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중 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게 어렵게 됐다.


정 부장검사는 서울고검 감찰부의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대검 공공수사부장(검사장)으로 승진한 이정현 중앙지검 1차장 검사가 '수사가 진행 중이라 응하기 어렵다'며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영대 당시 서울고검장이 이에 원칙대로 감찰할 것을 지시하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김 고검장을 찾아가 '수사 중이라 감찰을 받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 의견충돌로 고성이 오갔다는 얘기도 있다.

법무부는 정 부장검사가 2017년 하반기 우수형사부장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승진 이유로 들었다. 검찰 역사상 초유의 소동을 벌였던 최근의 논란을 무시하고 3년 전 성과를 반영한 것 자체가 '궁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가 지난 13일 '권력형 성범죄 자수한다'며 SNS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고 있다.(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아울러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44·34기)도 서울동부지검 부부장 검사로 자리를 옮겼다. 부장검사로 승진한 것은 아니지만 서울동부지검은 현 정권에서 요직으로 승진한 사례가 다수 나온 임지로 꼽힌다. 사실상 인사 혜택을 부여한 셈이다.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검찰 인사에 대해 평가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진혜원 검사를 '친문(親文) 검사'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진혜원 검사의 새 근무지인 서울동부지검은 추미애 장관 아들의 '황제 탈영' 의혹 수사가 8개월째 답보 중인 곳이다. 아마도 그는 추미애 장관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을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진 부부장 검사는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달님'이라 부르거나 조국 전 장관을 찬양하는 글을 다수 올리면서도 윤 총장을 비판하는 등 친정권 성향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검사로서의 중립성·독립성이 결여됐다는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진 부부장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를 조롱하는 듯한 취지의 글을 올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대검찰청에 진 검사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기도 했다. 대검은 진 부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이다.

또 인터넷 사주풀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피의자의 사주를 풀이해주면서 "당신의 변호사는 사주상 도움이 안 되니 같이 일하지 마라"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해 견책처분을 받았다. 법무부를 상대로 견책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지난해 제주지검 근무 당시 차장검사가 법원에 접수된 압수수색 영장청구서를 무단 회수한 사실을 알리고 대검에 감찰을 요구한 뒤 경고 징계를 받았다. 다만 진 검사는 행정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반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사건 관련 '위증교사 의혹'으로 감찰을 받고 있는 당시 수사팀 검사들은 모두 좌천됐다.

신응석 청주지검 차장검사(48·28기)는 대구고검 차장검사 직무대리로 전보됐다. 엄희준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47·32기)은 창원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형사3부장으로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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