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5부제 시행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시민이 면마스크를 말리고 있다. 2020.3.8/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김근욱 기자 = "마스크 왜 안써요?"
서울 강남구에 사는 A씨는 27일 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비명 같은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린 A씨를 보자마자 같은 아파트 주민이 소리쳐 지적한 것이다. A씨는 마스크를 빠르게 고쳐 썼지만, 놀란 주민은 그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최근 엘리베이터(승강기)나 환기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유형의 집단 감염이 나타났다.


이른바 '깜깜이' 감염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안전하다'는 주거지에서조차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시민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B씨는 "불안해서 아이를 친정 부모님에게 봐달라고 못하겠다"고 했다. 직장을 다니는 그는 그동안 5살 된 아이를 친정 부모님에게 보낸 뒤 출근했다.

친정 부모님이 거주하는 경기도 소재 아파트에서는 지난 16일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 이 중 한 사람이 친정 부모의 아랫집에 거주한다.

B씨는 "아파트 환기구를 통해서도 바이러스에 감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아이를 마음 편히 맡길 수가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결국 아이를 직접 돌보기 위해 지난 27일 회사에 일주일치 휴가를 냈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깜깜이 감염'이라 감염 경로를 놓고 댜앙한 분석과 추측이 제기된다.

'화장실 환기구'를 통해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시민들은 "환기구를 막아야 한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화장실에 전동 '댐퍼'를 설치하면 환풍기가 꺼져 있을 땐 공기가 차단되니까, 환풍기를 통한 감염이 확실하다면 설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저희는 담배 냄새 때문에 설치했는데 확실히 냄새차단 효과 있다"는 후기를 남겼다.

'댐퍼'는 보일러·환기구 등의 공기 통로에 설치해 흐르는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다.

엘리베이터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제기된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구로구 아파트 주민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 방에는 "확진자 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아파트 엘리베이터 및 현관 등을 자주 드나들며 담배를 피웠다"고 "조사팀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검사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감염 원인 진단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섣부른 판단을 지양해야 한다면서도 '환기구'를 통한 감염, '엘리베이터 내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역학조사 결과 나올 때까지는 확실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공기를 통한 감염, 물체를 통한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스가 유행했을 때 홍콩에서 화장실 배기구를 통해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며 "역학조사를 통해 확실히 밝혀야겠지만 환기구를 통한 감염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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