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이영성 기자 = 대한전공의협의회가 30일 무기한 집단 휴진을 지속하기로 결정하면서 보건복지부와 본격적인 갈등 국면에 돌입한다. 복지부가 이달 28일 전국의 전공의·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대립각을 세운 양상이다. 앞으로 상호간 의료법 위반 등 고발과 무효 소송이 예상된다.
이날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지난 29일 밤 10시부터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들이 참석한 대전협 비상대책회의 결과, 집단 휴진 등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반대를 위한 행동을 지속할 방침을 결정했다.
결정에 따라 전공의들은 전국 수련병원 응급·외래 현장에서 최소한의 대체 인력을 제외하고 휴진하는 집단 행동을 무기한 강행할 예정이다. 대전협 측은 "모든 전공의는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지침에 따라 단체행동을 지속한다"며 ""앞으로 7일간 모든 의사결정을 박지현 비대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책 폐지' 일관된 주장 합의 어려워…복지부 "부당한 결정"
복지부는 이같은 집단 휴진 지속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대전협 비대위 내 1차 표결 결과 파업중단 의사를 밝힌 표가 적지 않았고, 찬성 의사도 과반에 1표가 부족해 부결됐으나 재투표를 강행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1차 투표에서 파업 지속 추진이 부결된 투표 결과를 뒤집기까지 해 집단휴진을 계속 강행하겠다는 전공의 단체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정당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더구나 복지부는 대전협이 '집단 휴진 중단'과 '정책 추진 중단'이라는 쌍방 합의안에 대해 여러 약속과 조건을 확보하고도 집단휴진을 결정했다고 보고 있다. 대화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지만, 복지부 입장에서는 사실상 더 나눌 수 있는 얘기가 없는 셈이다.
앞서 복지부는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될 때까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관련 법안 추진을 중단한다'는 합의안을 제시했지만, 대전협은 이행 불확실성을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이달 28일 국회 차원에서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대전협은 국회 내 의사협회와 대전협이 포함된 협의체를 설치하고, 범 의료계에서 정부의 합의 이행을 함께 책임지겠다는 약속도 받은 바 있다.
◇남은 카드 의료법 위반 고발뿐?…의사 총파업 등 격앙 가능
집단 휴진을 막기 위해 복지부가 쥔 남은 카드는 법적 명령을 강화하는 것뿐이다. 실제 복지부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의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여기에 이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은 수도권 소재 응급실 근무 전공의 10명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장기 집단휴진으로 이어질 경우 고발 대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업무개시명령 위반 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또는 의사면허정지, 최대 면허 취소도 될 수 있다. 이로 인한 의료계의 반발은 거세다. 의협은 복지부의 고발이 계속될 시 직권남용 등 맞소송전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의협은 개원가를 중심으로 오는 9월 7일에 3차 전국의사 무기한 총파업도 예고하고 나섰다. 일부 전공의나 전임의들은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맞불로 사직서를 내기도 했다. 의사국가고시에 불응하겠다는 입장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의사간 갈등은 계속 심화될 수밖에 없다. 복지부는 정책 추진 중단으로 한발 양보했으나, 의사협회에서 합의 이행에 대한 신뢰도를 문제 삼아 정책 폐지를 줄곧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금이라도 집단휴진이 아닌 정부와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선택해 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의사로서의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진료현장으로 즉시 복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