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여간 법 테두리 바깥에서 활동해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3일 대법원으로부터 정부의 2013년 법외노조 통보처분은 무효라는 결정을 받으면서 다시 합법 노조가 될 길이 열렸다. 2020.9.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3일 소송 7년 만에 박근혜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고 결론냈다.
그러나 대법원이 소송 내내 문제가 됐던 주요 쟁점에 대한 판단을 비켜가면서 전교조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파기환송했지만 뇌관은 그대로…"주요 쟁점 안 건드려"


전교조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직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는 마침내 법외노조의 굴레를 벗었다. 우리는 더 큰 책임감으로 교육개혁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는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사회정의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가장 큰 교육 적폐를 청산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 사법부의 사과 및 피해 회복 등 후속조치와 함께 법외노조 조치로 해고된 교사들의 복귀를 요구했다.

그러나 법조인들은 대법원은 형식적 절차를 문제삼은 것이고,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아니라고 결론이 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같은 반응은 이르다고 봤다.


전교조가 적법노조가 되기 위해서는 입법 등 추후 별도의 절차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법무법인 제민 대표변호사는 4일 "이번 판결은 법외노조통보의 근거가 되는 시행령이 무효이기 때문에 통보 자체가 무효라는 것이지, 해직자나 교원이 아닌 사람이 교원노조에 가입해 노조원으로서의 권리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온 이후에도 계속 노조원으로서의 가입을 허용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가 입법적으로 명확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 부장판사는 "국민들은 A를 중요시 생각하면서 A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대법원이 B라는 이유를 들고나와 딴소리를 한 것"이라며 "최고법원의 판결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위임 없는 시행령 전부 무효판결 할거냐" 내부 비판도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해 파기환송이라는 결론에 동의하는 판사들 중에서도 판결 내용에는 의문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재경지법의 부장판사는 "몇만명의 교원으로 이뤄진 노조를 9명의 해직자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법외노조로 판단해 법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된 사건을 판단하면서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이나 설명없이 단순히 시행령의 위임규정을 문제삼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위임규정 없는 시행령들은 많다. 특히 세법은 위임규정 없는 시행령이 많은 편이다. 법원은 그동안 위임규정이 없더라도 법의 취지나 전체적이고 합리적인 해석을 통해 시행령을 기초로 판단해 왔다"며 "앞으로 위임규정 없는 시행령들을 다 형식적인 이유로 위헌·무효로 판단할 것이냐. 법원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위임규정 없는 시행령은 하루이틀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개별 케이스에서 구해주고 싶은 사람을 구해주기 위해 여러가지 존재하고 있었던 논리 중의 하나를 끌어와 과장되게 사용한다면 사법신뢰는 완전히 망가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지방법원의 판사도 "위임규정이 없는 시행령은 전부 무효로 깨버릴 수 있다는 논리다.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엄청나게 많다"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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