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직원을 고용할 형편이 안돼 4개월 넘게 본인이 24시간 나와서 일을 하고 있는 서울의 한 편의점 점주. 2020.09.08 © 뉴스1 이밝음 수습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이밝음 기자 = 정부가 고용 취약계층과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게 선별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상인들은 지원금에 대해 각양각색 반응을 보였다. 선별지원금을 받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부터, 선별지원금이 문제가 아니라 임대료 문제부터 해결해달라는 의견까지 다양했다.
<뉴스1>은 지난 1일과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게 상인들을 종로3가와 광화문 일대에서 만나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당시 상인들은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로 인해 저녁 이후 장사가 끊겼고 수도권에서의 코로나 재확산으로 손님이 90% 넘게 줄었다며 '개보다 못한 삶'이라 자조했었다.

취재진은 당시 인터뷰했던 상인들을 8일 점심무렵 다시 찾았다. 선별적 지급이 논의되고 있는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그들의 생각이 어떤지 물어보기 위해서다.


당시 종로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며 직원을 쓰지 못해 스스로 24시간 동안 가게를 나와 4개월 동안 지켰던 김이봉씨(57·가명). 그를 4일 만에 다시 찾아가보니 며칠째 흰머리가 더 늘어나 보였다. 거칠어진 눈을 비비며 '어제도 밤을 새웠다'고 말하는 김씨에게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물어보자 "글쎄, 받아봤자 월세 내면 땡이지"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김씨는 "빌려주는 거는 급한 불만 끌 뿐이지 몽땅 다 월세로 나가는데…우리 건물주는 착한 건물주 이야기 나올 때도 독촉 전화만 했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건물주에게 당분간 조금만 받으라는 식으로 말하면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라며 "100만원만 안 나가도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데"라고 말을 줄였다.

아울러 그는 자신이 선별지원금 대상에도 들어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가맹점주이기 때문에 100을 벌어도 본사에게 매출액을 떼주고 인테리어 비용 등을 제하면 결국 돌아오는 돈이 20 정도라는 설명이다. 선별지원금은 매출액인 100을 기준으로 정산된다고 한다.


그는 "내가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지, 왜 하면 할수록 더 힘들어지는지 모르겠어"라며 "아무리 힘들었어도 직장을 다녔어야 했는데…"라며 울먹였다. 전직 프로그래머였던 그는 다니던 기업을 그만두고 창업을 했지만 외환위기를 맞아 모든 것을 날렸다. 그리고 편의점을 시작했지만 결국 이모양 이꼴이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1주일 연장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9.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길을 건너 3일 전 취재차 들렀던 낙원동의 아귀찜 거리 상인들에게 다시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물어봤다. 주로 인근 직장인들의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팔던 이들이라 코로나로 손님이 말라 가는 거리였다.
낙원동의 한 아귀찜 가게 안에 앉아있던 인근 치킨가게 사장 이모씨(54·여) "재난지원금을 받아도 턱없이 부족해"라며 "가게세를 10원도 안 깎아 주는데 한번 생각을 해봐. 얼마나 비싼지"라고 말했다. 그는 25평짜리 가게에 매달 620만원을 꼬박 내야 한다고 했다.

이씨는 "우리가 전쟁터 나가면 최일선 총알받이 같아. 마치 개미새끼처럼 일해서 세금을 갖다 바치는 사람들이야"라며 눈물을 닦았다. 그는 지원금을 풀어도 임시방편이며 결국에는 소상공인들을 위해서는 임대료 부분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편의점 김씨와도 같은 의견이었다.

바로 옆의 다른 아귀찜 사장 문모씨(60·여)는 "재난지원금을 받으면 좋긴 하다"면서도 "전 국민을 주는 거는 나는 안줘도 되고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며 분에 받쳐 언성을 높였다. 전 국민 대상으로 지원금을 주면 정말 힘든 사람들이 아닌 이상 술이나 몇번 더 먹으러 다닌다는 주장이다. 이는 결국 가게에 큰 도움은 안 된다는 지적이다.

아귀찜 가게를 둘러보니 낮 12시 점심시간인데도 테이블을 하나도 못 채운 가게들이 많았다. 거리엔 행인 2명이 간신히 보였다.

1일 취재했던 광화문의 노포를 찾았다. 40년 넘개 김치찌개를 끓여온 노병복 사장(77·여)을 다시 만나 '재난지원금'에 대해 물어보니 그는 "필요한 사람만 알아봐서 줘야 한다"며 "이번에는 우리도 꼭 받았으면 좋겠다"며 아는 소식이 있으면 꼭 알려달라고 애타게 말했다.

인근의 오래된 가게인 빈대떡 집을 다시 찾아가보니 당시 인터뷰했던 가게 실장 박모씨(56)는 이미 이곳을 떠났다고 다른 직원이 말했다.

가게 직원은 "박 실장은 다른 섬으로 귀양갔다(다른 점포로 이동)"며 "재난지원금은 다 줬으면 좋겠지만 국가 재정이 안되면 매출액 따라서 줘야 하지 않겠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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