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동주 기자 = "다 같이 사는 세상이잖아요. 한 명이라도 정보에서 소외된다면 공존해서 살기 어려운 세상인 것 같아요"


중앙 정부 브리핑의 수어 통역을 맡고 있는 고은미 수어 통역사의 말이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은미 통역사는 "수어를 하나의 언어로써 긍정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와 친숙한 사람에게 고은미 통역사의 얼굴은 낯익다. '코로나19 브리핑' 등 정부 기관의 브리핑마다 발화자와 나란히 서서 수어를 통역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정부 브리핑에 수어 통역을 지원해오고 있다.

고은미 통역사에 따르면 현재 중앙 정부 브리핑을 맡고 있는 수어 통역사는 총 6명이다. 어려운 정책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중책이기에 경험이 다양하고 경력이 오래된 통역사들이 맡고 있다. 그중 고은미 통역사는 22년 차로 최고 경력을 자랑한다.


고 통역사는 정부 브리핑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대해 "브리핑 이후 30~40분 동안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는다. 질의응답은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긴장감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초반 생소한 단어들로 당혹감을 느꼈던 때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당시 처음 듣는 단어라 당황했던 단어가 있다. '코호트 격리'와 '에크모'가 그렇다. 에크모는 'ㅇ, ㅔ, ㅋ, ㅡ, ㅁ, ㅗ'와 같이 지화처리를 했는데, 제대로 된 통역이라고 보긴 어려웠을 것 같다"며 "많은 어려움으로 초반을 보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정부 브리핑에서는 수어 통역사가 화면 구석이 아닌, 발화자와 동등한 위치에 자리한다. 이 변화에 대해 고 통역사는 "감동적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 변화 하나만으로도 농인들은 '수어를 언어로 인정받았다'며 기뻐하신다. 농인의 인권이 신장이 되었다고도 말한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고 통역사는 수어 통역이 가장 시급한 부분으로 교육과 의료를 꼽기도 했다. 그는 특별히 의료를 강조하면서 "지금 당장 코로나에 확진되면 농인들은 서비스받기가 굉장히 어렵다. 이 불안한 상황에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고 통역사는 수어가 낯선 청인들에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언어라는 생각을 가져주시길 바란다"며, "수어가 사람들 인식 속에 긍정적인 언어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수어를 가르쳐달라는 요청에 그는 '만나진 못하지만 영상통화로 하자'는 의미의 수어를 보여주기도 했다. 수어의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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