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미중 관세전쟁에서 중국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WTO의 결정을 존중하고 다자무역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원한다“는 입장이다.
15일(현지시간) WTO는 약 2340억달러(약 276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무역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미국이 의무에 부합하는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늦은 밤 성명을 내고 "수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가 국제 무역규칙을 위반했다는 WTO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미국이 무역 다자체제를 공동보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WTO를 중심으로 하는 다자무역 체제는 국제 무역의 초석"이라며 "이번 결정은 중국엔 큰 승리를 안겨주고 미국 정부에 큰 타격을 줬다"고 주장했다.
상무부는 "WTO에서 미국의 잘못된 행동에 도전한 것은 자국의 법적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WTO 규정에 대한 중국의 존중과 다자간 무역체제를 보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항상 WTO의 규칙과 판결을 존중하며 미국이 전문가 패널의 판결뿐만 아니라 규칙을 기반으로 한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충분히 존중한다"며 "다른 WTO 회원국들을 만나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WTO의 결정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직 WTO의 판결 내용을 못 봤다. 나는 그 기관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번 판단 내용을 검토하고 한번 살펴보겠다. WTO는 중국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게 내버려뒀기에 우리도 WTO에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WTO의 발표와 관련해 "미국은 불공정 무역관행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WTO를 활용해 미국 근로자와 기업, 농부들과 목장주 등을 이용해먹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번 보고서가 미국과 중국이 올 1월 체결한 1단계 무역협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못박았다. WTO의 이번 판단은 미 정부가 지난 2018년 2500억달러(약 295조원)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데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부당한 정부 보조금 지급, 지식재산권 침해 등으로 대중 무역적자 기조가 심화하고 있다면서 자국 무역법 제301조에 따라 지난 2018년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해 왔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WTO가 규정한 최혜국 대우 조항을 위반했다며 WTO에 제소했다.
미국은 이번 판정에 대해 6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지만 이런 움직임은 중국 정부가 WTO에 몇 년이 소요되는 재판을 요청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