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사진=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기획관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2008년 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에게서 각각 2억원씩 총 4억원의 특활비를 받아 이 전 대통령에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국정원장으로서 대통령의 지시를 함부로 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금 상납을 곧 뇌물로 단정할 순 없다"며 "관행적인 예산 지원으로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국고 등 손실 혐의에 관해서는 "공소시효가 7년인데 마지막 범행 시기인 지난 2010년 8월로부터 7년이 넘은 2018년 2월 기소됐다"며 면소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특수활동비가 전달된 경위를 살펴보면 통상적 뇌물 수수와 다소 차별성이 있는 것 같고, 대통령의 자금 지원 요청에 대해 (국정원장이) 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장들로부터 특활비를 받은 것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있다거나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국고손실 혐의에 대해서도 면소 판결을 유지했다.


이에 검찰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전 대통령도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뇌물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 판단을 받았다. 그러나 다스(DAS) 실소유 및 자금 횡령 등 혐의로 지난 10월29일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확정받고 수감됐다.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은 이 전 대통령이 징역 17년형을 확정받는 데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이 삼성에서 다스(DAS) 미국 소송 비용을 대납받았다는 혐의와 관련해 "2008년 4~6월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청와대로 찾아와 이 전 대통령을 접견했고 당시 이 전 부회장이 전반적인 삼성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진술은 이 전 대통령이 삼성에서 뇌물을 받기로 사전 약속했다는 검찰 주장의 근거가 됐다.

또 김 전 기획관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뇌물 혐의와 관련해서도 "이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2억원을 받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고 이 국장과 같이 집무실에 찾아가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기획관을 증인으로 법정에 부르겠다며 증인신문을 요청했으나 김 전 기획관은 끝내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