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는 지난 6일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1년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보석이 취소되지 않아 구속은 이뤄지지 않았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2016년 11월9일 열린 1심에서는 ‘킹크랩 시연회’에 김 지사가 참석하는 등 댓글조작에 공모했다는 이유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 ‘킹크랩 시연회’에 김 지사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2심에서 제출된 것이 ‘닭갈비 영수증’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킹크랩 시연회는 2016년 11월9일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의 사무실인 ‘산채’를 두 번째 방문했을 때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시연했다는 의혹이다. 로그 기록상 킹크랩 작동 시간은 그날 저녁 8시7분15초부터 8시23분53초까지다.
김 지사 측은 “2016년 11월9일 오후 7시쯤 김 지사가 산채에 도착했고, 포장해 가져온 닭갈비로 1시간 정도 식사한 뒤 오후 9시까지 ‘경공모 브리핑’을 듣고 산채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경공모 브리핑을 들었을 뿐 킹크랩 시연회는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킹크랩이 작동한 것은 드루킹 등이 자체 개발 단계에서 테스트한 것일 뿐”이라 말했다.
김 지사 측은 그 증거로 당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소속 회원이 결제했다는 15인분 ‘닭갈비 영수증’을 제출했다. 닭갈비 저녁식사가 1시간 정도 이어졌으므로 저녁 8시7분부터 작동된 킹크랩을 볼 수 없었고, 킹크랩 시연회는 김 지사와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닭갈비 영수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회 당일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항소심은 김 지사가 특검에서 했던 진술을 토대로 “고기로 저녁식사를 한 것은 첫 번째 방문일인2016년 9월28일 뿐”이라 판단했다. 김 지사는 특검에서 “식사를 한 번 했는데 두 번째 방문 때였던 것 같고, 고기를 구워먹었다”고 진술했다. 특검이 “고기를 구워 먹은 것은 첫 번째 방문일 같다”고 묻자 김 지사는 당시 “명확하지 않다”고 답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김 지사가 경공모 회원들과 함께 고기를 한 번만 먹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날은 2016년 9월28일”이라며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던 11월9일 산채 방문시 김 지사는 그 곳에서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경공모 브리핑이 저녁 8시부터 시작됐다는 김 지사 측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브리핑에 참석한 '성원' 김모씨와 '파로스' 김모씨가 각각 저녁 8시13분과 저녁 8시19분에 댓글 공감에 클릭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이 브리핑 도중 휴대전화로 댓글 활동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늦어도 저녁 8시13분쯤 김 지사와 전략회의 멤버들이 참석한 브리핑이 이미 끝났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항소심은 “김 지사가 그날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며 ‘닭갈비 영수증’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다는 결론을 냈고, 이는 유죄 판결에 주요 근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