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과는 EU가 미국에 40억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지난달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 회원국 통상 장관들은 화상회의에서 관세 부과를 승인했다. 관세는 오는 10일 발효한다.
결과적으로 수입된 모든 보잉 기종에 15% 관세가 적용되며 다른 상품들에는 25% 관세가 매겨진다. EU는 25% 관세를 부과할 미국 제품으로 담배, 견과류, 씨앗, 증류주, 소스, 시럽, 트랙터 등을 꼽았다.
이번 발표는 유럽의 에어버스와 미국의 보잉 간 불법 보조금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무역 갈등으로 지난 16년 동안 벌여온 분쟁의 일환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이 WTO에 유럽의 에어버스가 EU로부터 불법 보조금을 받는다며 제소한 것이 시작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접어들면서 미국이 EU를 적(foe)으로 표현하는 등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며 심화됐다.
WTO는 지난해 10월 EU의 에어버스 불법 보조금과 관련해 미국이 75억달러(약 8조3600억원) 규모 보복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후 미국은 유럽산 와인과 치즈 등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EU는 협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부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언제나 협상 타결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관세를 내릴 의향이 있는 한 우리도 그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WTO가 지난달 13일 대미 보복 관세를 승인했지만, EU는 미국 대선 이후로 관세 부과를 미뤄왔다고 WSJ은 전했다.
일부 관리들은 내년 1월 미국에 새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리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변이 없다면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은 내년 1월20일 열린다.
돔브로우스키스 부집행위원장은 EU가 무역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당선인팀과 접촉했다고 밝혔지만 보잉 관세를 논의했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 무역팀과의 협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EU는 최근 며칠 동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이 문제를 논의해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보잉에 대한 보조금이 더는 지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EU가 이런 결정을 한 데 대해 미국은 실망했다고 밝혔다. 다만 USTR은 보복 조치를 하지 않고 EU와 여전히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지난달 WTO의 발표로 십수년에 걸친 미국과 EU의 소송과 반격은 끝났으며, 이제 양측은 해결책을 협상하거나 무역전쟁을 이어가는 것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