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국회 예산기획안에 따르면 내년도 예금보험기금 채권상환기금은 20억5300만원으로 편성됐다.
예금보험기금 채권상환기금은 예보의 출자지분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및 회계·법률 자문사 수수료와 만기도래 상환기금 차환 발생 시 수반되는 채권발행 비용으로 재무자문, 법률자문, 회계자문 등에 쓰인다.
구체적으로 우리금융지주 12억4000만원, 한화생명 7억9000만원, 채권발행비용 2300만원 등이다. 우리금융은 내년도 채권상환기금으로 ▲재무자문료 4억9000만원 ▲법률자문료 1억5000만원 ▲회계자문료 5억원 ▲부대비용 1억원이 편성됐다.
여기서 재무자문료는 지난 10월6일 종가기준 우리금융의 주가 8500원으로 산정됐다. 최근 우리금융 주가가 9770원에 거래되는 것을 고려하면 자문료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예보의 채권상환기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채권상환기금 집행률은 18.7%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채권상환기금으로 사용한 금액은 1500만원에 불과해 당초 예결위에 올린 계획금액 54억8000만원의 0.3%에 그쳐 극히 미미했다. 올해도 채권상환기금 계획금액 40억2300만원 중 13일 현재까지 집행금액은 '0'로 전무하다.
예보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과 한화생명 지분 매각이 지연되면서 예산으로 받은 경비가 그대로 남은 것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우리금융과 한화생명 주가가 하락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두 회사의 매각에 난항이 예상돼 예산으로 받은 자문료가 남을 가능성이 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예보가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를 고려할 때 출자지분을 매각하는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예금보험기금 채권상환기금 기타경리자문경비의 적정 계획안 규모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보 측은 "올해는 금융시장의 여건을 감안할 때 우리금융과 한화행명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채권상환기금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예보는 내년 국회 예산기획안에 우리금융 지분 매각 계획안을 포함했다. 매각 수량은 약 3611만3384주로 지분율도 따지면 약 5% 정도다. 예보는 현재 우리금융 주식을 약 17.25% 보유하고 있다.
매각물량은 지난 2016년 과점주주 매각 때와 같이 예정가격을 상회하는 입찰자 중 가격 순서로 희망하는 가격과 물량대로 여러 명에게 낙찰시키는 방식인 희망수량경쟁입찰을 실시한다. 이후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 잔여 물량을 블록세일로 매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