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계 첫 상장 주인공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뉴스1, 티몬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이커머스 업계 첫 상장 주인공에 관심이 모인다. 올 하반기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공모주 광풍으로 IPO 시장에 자금이 몰린 상황. 내년 역시 대어급 IPO가 예정돼 있어 시장 기대감이 높다. 

이커머스 업체도 내년 상장을 위해 전력 투구하고 있다. 티몬과 11번가는 이미 상장 계획을 밝혔으며 쿠팡의 미국 나스닥 상장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가 사업성을 인정받은 만큼 상장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예의 1호는 티몬?… 상장 준비 박차 


티몬은 지난 4월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를 시작했다. 관건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다. 티몬의 지난해 자본 총계는 -5055억원으로 상장 결격사유에 해당한다. 이를 해소하고자 티몬은 최근 국내 사모펀드 PS얼라이언스(PSA)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는 PSA가 티몬의 최대주주인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발행한 4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환사채는 회사 보통주를 담보로 발행하는 회사채로 투자자는 만기에 원리금을 받거나 중도에 보통주로 전환한 뒤 매각할 수 있다. 일반 회사채는 부채로 잡히지만 교환사채는 전액 자본으로 인정돼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갖는다. 기존 대주주인 KKR과 앵커PE는도 이중 900억원을 투자해 직접 부족분을 채우기로 했다. 

티몬은 2017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적자 구조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시간대별 특가 상품을 선보이는 ‘타임커머스’를 앞세워 사업 방향을 대폭 수정했고 그 결과 지난해 초 100억원에 달하던 월 단위 적자가 현재 10억원대로 줄었다. 지난 3월에는 창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월 단위 흑자를 내기도 했다. 

티몬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가 프리 IPO성격이라 문제없이 마감되면 IPO로 가는 길이 쉬워진다”며 “내년을 목표로 준비 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은 지난 4월부터 IPO절차에 돌입했다_사진제공=티몬


성적표 다듬은 11번가… 상장 전망은?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리된 11번가는 당시 투자자로부터 50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으면서 3~5년 내 상장하지 못할 경우 대주주인 SK텔레콤 지분까지 동반 매도하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맺었다.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11번가는 IPO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성적표를 다듬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일단 결과는 양호하다. 지난해 매출 5950억원과 영업이익 14억원을 올리며 흑자전환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3분기엔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4분기가 최대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연속 흑자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 

연간 흑자는 11번가 상장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 모기업인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1번가를 비롯한 자회사의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재확인하기도 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모회사 SK텔레콤에서 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지난해 흑자 전환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면서도 “상장 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에 가장 좋은 조건으로 상장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눈 돌린 쿠팡… 채비는 시작됐다 


쿠팡은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본사_사진제공=쿠팡


쿠팡은 티몬·11번가와 달리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 1월 블룸버그 통신은 쿠팡이 내년을 목표로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팡은 공식 언급을 꺼리고 있으나 업계에선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미 쿠팡은 미국 뉴욕에서 IPO 전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실시하는 기업 설명회인 로드쇼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곳간이 바닥났다는 추정도 상장설에 힘을 싣는다. 쿠팡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로부터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투자받았다. 2~3달에 걸쳐 투자액을 나눠 지급받고 있는데 현재 쿠팡의 적자 규모를 감안할 때 가용자금이 올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손 회장의 투자 실패로 쿠팡이 추가 투자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쿠팡의 최근 동향도 상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쿠팡은 지난해 광주에 이어 올해 음성·광주·김천에 물류센터 투자를 유치했다. 사업 영역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음식 배달앱 ‘쿠팡이츠’를 선보인 뒤 공격적인 행보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지난 7월에는 동남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훅’을 인수하며 OTT 사업에 진출했다. 최근엔 국토교통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하고 택배사업에 뜻을 밝혔다.

이커머스업계 상장 괜찮나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사업성과 성장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커머스가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셈이다. 다만 상장 절차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티몬의 경우 최근 유상증자 과정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하면서 상장 불발설이 제기된 바 있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 11번가는 오히려 매출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은 재무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진 편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선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모기업이 탄탄한 11번가는 흑자 만들기를 잘 진행하고 있지만 규모(매출)에선 오히려 쪼그라들고 있다”며 “두 회사 모두 성적표를 다듬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새로운 시도가 보이지 않아 IPO시장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나마 쿠팡의 상장에 대한 업계 평가는 우호적인 편이다. 쿠팡은 미국 법인 쿠팡LCC가 지분 100%를 가진 구조인 데다 최근 미국에서 재무 전문가 등 인재 영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점이 나스닥 상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쿠팡은 사실상 미국 기업이고 표면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큰 이커머스 기업이기 때문에 나스닥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다만 적자가 과도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단 점을 드러내며 향후 가치에 집중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