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한도를 새로 만들고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 기준도 손본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 고위험 대출 쏠림을 줄이고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에서 직원이 사무실.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한도를 새로 만들고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 기준도 손본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 고위험 대출 쏠림을 줄이고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호금융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관계부처가 발표한 '상호금융 제도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다. 개정안은 금융위 의결 후 고시돼 이날부터 시행된다.


우선 부실채권의 회수예상가액 산정 기준이 강화된다. 회수예상가액은 금융회사가 부실채권에서 실제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금액이다. 그동안은 담보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최종 담보평가액을 반영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예외 적용 범위가 줄어든다.

특히 고정 이하 여신의 경우 '3개월 이내 법적 절차 착수 예정'이면 1회에 한해 최종 담보평가액을 회수예상가액으로 쓸 수 있다. 담보비율이 150% 이상이더라도 다른 예외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원칙에 따라 회수예상가액을 산정해야 한다. 부실채권의 회수 가능 금액이 과도하게 잡히는 것을 막고 그만큼 충당금 적립을 현실화하겠다는 의미다.

장기간 고정 이하로 분류된 부동산 PF 대출도 관리가 강화된다. 미연체이거나 연체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소송 등으로 경·공매가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면 회수예상가액 산정 때 최종 담보평가액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상호금융권이 지역·서민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로 돌아가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PF 대출 한도도 새로 생긴다. 상호금융조합의 부동산 PF 대출은 총대출의 20% 이내로 제한된다. 저축은행권과 같은 수준의 규제다. 부동산업·건설업 대출과 부동산 PF 대출을 합친 한도도 총대출의 50%로 제한된다. 특정 업종에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다만 조합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해당 한도 규제는 2027년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부동산업이나 건설업 종사자를 공동유대로 하는 직장·단체조합은 부동산업·건설업 대출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조합원 등 실수요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막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상호금융조합의 최소 순자본비율 기준도 올라간다. 금융당국은 조합의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총자산 대비 순자본비율 기준을 4% 이상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신협의 재무상태개선 권고 기준은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4%로 높아진다. 재무상태개선요구 기준도 같은 기간 0%까지 올라간다. 수협과 산림조합의 재무상태개선조치 기준도 추후 상향될 예정이다.

상호금융중앙회의 경영지도비율 기준도 저축은행 수준인 7%로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중앙회가 위기 상황에서 개별 조합의 리스크를 흡수하고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중앙회별 자본 구조와 특수성을 고려해 적용 시기는 차등화된다.

신협중앙회는 2028년부터 7% 기준이 적용된다. 농협·수협중앙회는 2034년부터 7%가 적용되고, 산림조합중앙회도 2034년부터 7% 기준을 맞춰야 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한 조치를 차질없이 이행하는 한편,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