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24일 "미래 세대가 세계유산을 둘러싼 전체 역사와 다양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세계유산에 대해 포괄적인 해석을 남길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2020 유네스코 세계유산 해석 국제회의' 개회사에서 "지역사회, 토착민, 소수집단 등 세계유산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는 모든 집단의 이야기를 포함하는 해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외교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회의는 세계유산의 의미를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한 적절한 '해석'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 차관의 발언은 일본의 군함도(軍艦島·하시마)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에 대한 역사 왜곡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2015년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을 포함한 산업유산을 등재하는 과정에서 한국 등의 반발이 일자 과거 일제에 의해 수많은 한국인들이 강제 동원돼 가혹한 조건하에서 강제 노역한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강제 노역 사실을 부정하는 내용의 증언 및 자료을 전시하며 역사 왜곡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올해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회의가 계속 연기돼 결국 내년 6∼7월로 미뤄졌다.
이 차관은 이날 개회사에서 전체 역사를 알리는 포괄적인 해석은 "유산의 의미에 대한 이견이나 의견 충돌이 있을 때 더욱 중요하다"며 모범 해석의 사례로 독일 람멜스베르크 광산 박물관을 지목했다.
이 차관은 1992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해당 박물관이 "영구 전시를 통해 광산에서 강제노역을 당한 사람들의 삶과 고통의 실상을 종합적으로 기록해 방문객들에게 보여주고 있고 이를 통해 박물관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관람객들에게 유산의 전체 역사를 균형있게 제시하고 있다"며 긍정의 역사뿐만 아니라 ‘부(負)의 역사’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괄적인 유산 해석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희생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산 해석에 대한 인권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국내외 세계유산 전문가, 주유네스코 외교단, 주한외교단, 국제기구 및 NGO 관계자, 학생, 일반 시민 등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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